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시작된 칠레 시위가 정부의 요금 인상 철회에도 더 확산하고 있다.
시위가 칠레 전역으로 번지고 화재와 슈퍼마켓 약탈 등이 이어지면서 수도 산티아고 이외의 지역에도 비상사태 선포 및 야간 통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20일(현지시간) 칠레 정부는 전날에 이어 이틀째 산티아고에 야간 통행 금지령을 발령했다.
통행 금지 시간은 저녁 7시부터 월요일 오전 6시까지로, 밤 10시∼오전 7시였던 전날보다 늘었다.
산티아고에 선포됐던 비상사태는 수도권 전역과 발파라이소, 코킴포, 비오비오, 오이긴스 등으로 확대됐다.
일간 엘메르쿠리오와 CNN 칠레 등에 따르면 이날도 산티아고를 포함한 주요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지난 6일 정부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된 시위지만, 전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의 요금 인상 취소 발표에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잦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쌓였던 불만이 폭발하면서 현 정부 경제정책 전반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산티아고 뉴뇨아 광장 등에서는 비교적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됐지만, 칠레 곳곳에서 시위대와 군경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전날 산티아고에서는 슈퍼마켓 방화로 최소 3명이 숨졌으며, 이날도 의류 창고 화재로 5명이 숨졌다고 엘메르쿠리오는 보도했다.
CNN 칠레는 행인 1명이 경찰차에 치여 숨졌다고 전했으며, 현재 위독한 부상자들도 있어 이번 소요 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은 현재까지 1462명에 달했다.
지하철 운행 중단도 사흘째 이어지면서 도시가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으며, 공항 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해 산티아고를 오가는 항공편이 연이어 취소됐다.
칠레 교통당국은 21일부터 지하철 운행을 부분적으로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녜라 대통령은 "일부 폭력주의자들이 우리가 함께 쌓아 올린 것들을 훼손하게 둘 수는 없다"며 국민을 향해 호소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설하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