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 두 대통령' 사태로 정국 혼란에 휩싸인 베네수엘라에서 2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퇴진 및 재선거를 요구하는 반정부시위와 마두로 정권을 옹호하는 친정부 맞불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AP통신 등은 수만 명의 야권 지지자가 이날 수도 카라카스 동부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모여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과 과도정부가 주관하는 대통령 재선거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야권 지지자들은 베네수엘라 국기 색깔을 나타내는 노랑, 파랑, 빨강 옷 등을 입은 채 국기를 들고 경적을 울리며 집회에 참석했다.
임시대통령을 자처하며 정권퇴진운동을 이끌고 있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베네수엘라의 변화가 아주 가까이 왔다"며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기 위해 오는 10일과 12일에도 반정부시위에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또 베네수엘라 공군 프란시스코 야네스 장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충성을 거부하고 과이도 국회의장을 베네수엘라의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과이도가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고 나선 뒤 고위급 장성이 과이도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공무원과 정부 지지자 수만 명은 이날 카라카스의 반정부 집회 장소에서 약 5km 떨어진 볼리바르 거리에 집결했다.
일부 정부 지지자들은 대중가요에 맞춰 춤을 추거나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과 함께 '20년간 이어진 민중의 승리'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집회에 참석해 헌법에 따른 베네수엘라의 합법적 대통령은 자신임을 강조하고 조기 의회 선거를 제안했다.
그는 "나는 헌법에 따른 베네수엘라 공화국의 대통령"이라며 "연내에 의회 조기 선거를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 제헌의회가 나의 제안에 대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의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는 친정부 성향 의원들로 구성돼 있어, 마두로 대통령의 조기 의회 선거 제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