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대기업 '힐튼'이 이른바 투숙객 몰카 사건으로 1000억원 대 소송에 휘말렸다. 뉴욕주 올버니 '햄프턴 인 앤드 스위트' 호텔에서 묵은 한 미국 여성이 자신이 샤워하는 모습이 '몰래 카메라(몰카)'로 찍혔고 이것이 여러 음란 사이트에 유포됐다면서 문제의 호텔 모회사인 힐튼 월드와이드를 상대로 1억 달러(우리 돈 1118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고 5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이 보도했다. 몰카는 다른 사람의 신체 일부 등을 몰래 찍는 것으로 엄연한 불법행위다.
소송장에서 '제인 두(Jane Doe)'라는 익명을 쓴 이 여성은 지울 수 없는 심각한 정신적 피해와 고통, 치료 비용과 소득 상실을 주장하며 호텔 측에 과실 책임을 물었다. 제인 두는 "샤워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여러 포르노 사이트에 내 실명과 함께 유포됐다"면서 "올해 9월 전만 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최근에 가해자가 내가 다닌 대학까지 알고 있다며 여러 번 포르노 사이트 링크를 걸어 협박 메일 보냈다. 이를 무시하자 여러 음란 사이트에 영상을 유포했고 친구와 동료, 학교 지인들에게까지 나를 사칭한 메일로 여러 버전의 영상을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는 상황을 막고싶으면 2000달러를 달라면서 별도로 1년 동안 매달 1000 달러도 내라고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제인 두는 지난 2015년 7월 로스쿨 졸업 후 뉴욕에서 변호사 시험을 보기 위해 문제의 호텔에 묵었다.
제인 두의 변호사는 "호텔 운영자들이 디지털 관음증으로부터 투숙객을 보호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햄프턴인 호텔 측 대변인은 "충격받아 망연자실했다"며 "최근 호텔이 전면 보수 작업을 하면서 녹화 장치는 발견하지 못했지만 수사당국과 함께 범인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