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운항한 보잉 여객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현지 항공당국이 같은 기종 여객기에 대한 전수점검을 지시했습니다.
오늘(3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디 카르야 수마디 인도네시아 교통부 장관은 어제(30일) 기자들을 만나 자국 항공사가 운용하는 모든 '보잉 737 맥스(MAX) 8' 여객기에 대해 점검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선 현재 국적 항공사인 가루다항공이 보잉 737 맥스 여객기 1대를 보유하고, 사고기가 소속된 저가항공사 라이온에어가 11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부디 장관은 "점검 결과는 인도네시아 교통안전위원회(KNKT·영문 약자 NTSC)에 전달돼 (사고)조사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29일 오전 6시20분쯤 189명을 태운 채 자카르타 인근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을 출발해 방카 블리퉁 제도로 향하던 라이온에어 JT-610편 여객기는 이륙 13분만에 자카르타 인근 해상에 추락했습니다.
재난 당국은 사고해역에서 사흘째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탑승자 중 일부의 시신과 훼손된 신체 부위 등을 발견했을 뿐 생존자를 찾지는 못했습니다.
사고기는 작년 처음 상업 운항이 이뤄진 보잉의 최신 기종으로 올해 8월 라이온에어에 인도돼 새 것이나 다름없었던 까닭에 현지에선 기체결함이나 정비불량이 참사를 초래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보잉은 각각 조사팀을 오늘(31일) 중 현지에 파견해 추락원인 조사를 돕기로 했습니다.
사고기가 추락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항공기 경로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사고기는 추락 전까지 수차례 고도를 급격히 낮추면서 속도를 올렸다가 내리길 반복했고, 추락 당시에는 시속 560㎞ 이상으로 급강하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항공 사고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치는 비상식적이라면서 사고기의 운항 시스템에 오류가 생겨 비행속도와 고도 등이 잘못 측정돼 지상으로 송신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추락의 구체적 원인은 수심 30여m 아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기 동체를 찾아내 블랙박스를 회수해야 명확히 규명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고 현지에선 인도네시아의 허술한 항공안전 실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약 1만7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에선 항공기 사고가 자주 일어납니다.
경제발전과 중산층 확대로 항공편은 늘었으나 숙련 조종사가 많지 않고 당국의 규제가 느슨한 탓입니다.
특히, 라이온에어의 경우 2004년 중부 자바 주 수라카르타 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로 24명이 숨진 이후 인명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승무원의 마약 투여와 크고 작은 안전사고로 악명을 떨쳐 왔습니다.
유럽연합(EU)은 이와 관련해 2007년 인도네시아 항공기의 자국 취항을 금지했다가 올해 초에야 완전히 해제했습니다.
미국 역시 인도네시아 항공기의 자국 취항을 금지했다가 2016년 허용한 바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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