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의 2인자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커다란 희망이 찾아왔다고 평가했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라 스탐파에 따르면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에 해당하는 파롤린 추기경은 지난 29일 베네치아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국제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파롤린 추기경은 첫 질문으로 나온 한반도의 평화 전망에 대해 "핵 충돌의 가능성이 지나간 뒤 현재는 큰 희망이 생겼다"며 "최근 접한 분석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의 고립 탈출과 절실한 경제 발전을 위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낼 목적으로 핵 위협을 사용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런 분석에 동의하느냐는 물음에 "김정은 위원장이 진지해 보이고, 대화 제의가 단순한 허세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남북간 평화의)길은 매우 연약하고, 장애물이 많은 경로일테지만,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계속 고조시키지 않고, 협상을 하겠다는 결단이 내려졌다는 사실 자체가 희망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역시 남북한 간의 대화를 지지하고 있으며,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도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청과 중국 정부와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이 어느 정도까지 왔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양측 간 대화가 상당 기간 지속됐으며, 그 과정에서 많은 인내와 성공, 실패가 수반됐다"며 "혹자는 이 과정이 2보 전진하면, 1보 후퇴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지만, 중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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