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에 따른 학생수 감소로 고전하고 일본에서 국립대 법인 통합이 추진된다.
학생수 기준으로 각각 일본 내 9위와 30위 국립대학인 나고야대학과 기후대학이 통합을 추진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두 국립대학은 내달 중으로 통합을 위한 협의회를 꾸릴 예정이다. 신문은 "계획대로 진행되면 2004년 '국립대 법인화' 이후 최대 개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당장 학교 이름이 바뀌거나 학과 재편 등의 외형적인 변화는 없다. 우선은 대학 운영을 담당하는 법인을 하나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규모가 더 큰 나고야대학에서는 '도카이국립대학기구'(가칭)란 조직을 만들고 그 아래 두개의 대학이 있는 형태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통합 운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두 대학을 합하면 학생 수 규모로는 도쿄대와 오사카대에 이은 세번째 규모 대형 국립대법인이 된다.
통합을 위해서는 교수진 등 대학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의 동의 등도 필요해 불발될 가능성도 있다. 나고야대학은 아이치현에 위치해 있으며 기후대학은 인접한 기후현에 있다. 과거에도 국립대간 학부통합이 추진되다 무산된 사례도 있다.
두 국립대가 통합에 나서는 것은 학생수 감소로 인해 날로 재정상황이 악화되는 대학들의 재편을 가속화시키기 위해서다.
일본 문부과학성의 전망에 따르면 오는 2040년 대학 입학생은 51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에 비해 20% 가량 줄어든 수치다. 현재와 같은 대학 입학정원이 유지될 경우 정원미달 학생 수는 10만명에 달한다. 일본 대학의 평균 학생수를 고려하면 약 120개 학교가 공급과잉이란 얘기다. 사립대 중에서는 이미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대학이 40%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0곳 중 4곳은 2016년 기준으로 최종 적자를 기록했을 정도다.
일본 정부에서도 대학 구조조정을 추진해왔으나 성과는 지지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국립대의 통합은 2000년대 초반 이후 한동한 재편의 움직임이 없었다. 전체 대학 정원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의 경우 최근 10년새 오히려 숫자가 늘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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