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경질이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폐기하겠다는 미국의 속내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아바스 아라치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은 핵협정 탈퇴를 작정하고 있다. 국무부 내 변화는 이 목표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 적어도 틸러슨의 경질이 이유중 하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하면 우리도 그만 두겠다"며 "유럽 국가들에 이같은 사실을 통보했다"고 말했다.
앞서 1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틸러슨을 경질하고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으로 지명했다.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주요 6개국(P5+1)은 이란과 지난 2015년 7월 핵협정을 타결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서방이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협정'이라고 부르는 등 파기 가능성을 계속해서 거론하고 있다. 협정 폐기 대신 수정을 주창한 틸러슨과 달리 폼페오는 이란에 적대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의 경질 배경과 관련해 그와 이란 핵합의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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