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이 당명을 '국민연합'으로 바꾸기로 했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가 차기 대권에 나서기 위해 마련한 당 쇄신 전략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국민전선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의 공업도시 릴에서 이틀간의 전당대회를 마치면서 차기 당 대표로 단독 입후보한 마린 르펜 현 대표를 재선출했다. 르펜은 대표 수락연설에서 국민전선의 새 당명으로 '국민연합'을 제시했다.
르펜은 "국민전선이라는 이름은 유권자들이 우리에게 표를 주거나 합류하는데 장벽으로 작용했다"면서 "특히 이름에 포함된 '전선'은 '반대'의 뜻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 이름 중의 '연합'은 통합의 의지를 뜻한다"면서 "국민 대다수가 에너지의 결집을 희망하는 이때, 이 이름은 조국을 가슴에 품은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합류하라는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당명 변경은 전 당원의 찬반 우편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또 국민전선은 이날 르펜의 아버지이자 국민전선을 창당한 '원조 극우' 장마리 르펜의 명예총재직을 표결 끝에 박탈했다. 르펜은 장마리 르펜의 반복되는 유대인 혐오 발언 등으로 갈등을 빚어오다 2015년 그를 당에서 쫓아내고 명예총재 지위만 유지하도록 해왔다. 아버지의 명예총장직 박탈은 반(反) 체제 소수정당에 머물러온 국민전선을 대중정당으로 발돋움시키겠다는 다짐으로 보인다.
2011년 아버지에 당권을 잡은 르펜은 지난해 4월 프랑스 대선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해 결선에 진출하는 대이변을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결선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현 대통령에게 큰 표차로 패했고, 한 달 뒤 열린 총선에서도 참패했다. 이후 르펜은 차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을 모색해왔다.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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