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이 창당 9년 만에 이탈리아 최대 정당이 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정당 역사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정당이 기성 정당을 따돌리고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4일(현지시각) 이탈리아 총선 직후 공영방송인 RAI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성운동은 29.5~32.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단일정당으로는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2위였던 집권 민주당의 득표율이 20~23%임을 감안하면 큰 수치다.
오성운동은 2009년 이탈리아의 유명 코미디언인 베페 그릴로(69)와 컴퓨터 공학자 고(故) 잔로베르토 카살레조가 함께 만든 정당이다. 이들은 기성 정치인들의 부패 척결, 직접민주주의 등을 표방하며 시작부터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성운동은 첫 총선이었던 2013년 총선 때부터 25%를 득표하며 집권 민주당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16년에 있었던 지방선거 역시 로마와 토리노에서 시장을 당선시키며 기염을 토했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실망이 유권자들로 하여금 오성운동을 찍게 했다는 분석이다.
오성운동이라는 이름은 다섯 개의 별을 의미하는 것으로 각각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을 의미한다. 모든 출마자는 자신의 공약과 선거를 정당 사이트에 공개해야 하며 정책 역시 인터넷을 통해 모든 당원이 직접 결정한다.
총선을 앞둔 지난 9월에는 비교적 온건파인 루이지 디 마이오(31) 하원 부의장을 대표로 세우기도 했다. 신랄한 비난을 일삼은 그릴로가 대표직을 유지할 경우 집권당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디 마이오 대표는 유로존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친다는 기존 원칙을 철회하고 다른 당과의 불연대 방침까지 폐쇄하는 등 당의 과격한 색채를 지우기 위해 노력했다.
실제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우파연합과 연립 정부를 꾸릴 경우 오성운동의 디 마이오 대표는 최연소 총리라는 타이틀까지 거머쥐게 된다.
[디지털뉴스국 송승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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