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외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출범한다. 일본 등 11개 회원국은 2019년 협정 발효 후 미국의 복귀 또는 다른 국가의 참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TPP 11개 회원국은 3월 8일 칠레에서 공식 서명식을 개최하기로 확정했다. 모테키 도시미쓰 일본 경제재생상은 전일 도쿄에서 열린 수석협상관 회의를 마치고 "11개국 모두가 참여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미국을 포함한 기존 TPP에서 합의한 내용 중 22개 항목의 효력을 일시동결했다"고 설명했다. TPP는 일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페루, 칠레, 멕시코, 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참여하는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미국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TPP에서 이탈했지만 일본의 주도로 나머지 11개국은 협상을 지속해 협정 타결을 눈앞에 두게 됐다.
이 협정이 출범하면 최근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보호무역 조처를 남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맞서는 지렛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협정은 약 14조달러에(약 1경 5000조원) 달하는 역내 시장에서 관세의 98%를 철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해산물, 포도주, 양고기, 양모 등의 관세 철폐도 포함된다. 미국의 불참에 따라 새로운 협정은 포괄적 ·선진적 TPP(CPTPP)로 이름붙게 된다. 기존 협정의 큰 틀을 유지하며 교역 물품의 95%에 대해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해나가는 내용이다. 사후저작권 보호 유보 등 지적재산권과 환경, 투명성 등은 동결항목에 포함됐다. 각국의 국내 비준절차 등을 거쳐 오는 2019년 발효될 예정이다.
CPTPP 출범은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보호무역 조처를 남발해 온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CPTPP와 관련해) 오늘 일본 도쿄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졌다"며 "전 세계 무역 발전에 있어 매우 훌륭한 날이 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1년 전 TPP에서 철수했다. TPP 탈퇴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번째 조치 중 하나였다. 11개 회원국은 CPTPP 협정 발효 후 미국 측에 복귀를 요청한다는 방침이다. 영국과 한국 등 다른 나라가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두기로 했다. 맬컴 턴불 호주 총리는 앞서 "새로운 TPP는 미국의 참여에 문을 열어둘 것"이라고 언급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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