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엘살바도르·아이티 등 저개발국 출신 이민자를 겨냥해 "왜 우리가 '거지 같은(shithole)'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다 받아줘야 하느냐"며 막말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공화당 상원의원 6명으로부터 이민 문제 관련 여야 타협안을 브리핑 받는 자리에서 이같은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문제의 발언은 린지 그레이엄(공화당) 의원과 리처드 더빈(민주당) 의원이 비자의 일정량을 자연재해나 내전을 겪은 나라 출신 이재민의 임시 체류를 허용하는 '임시보호지위(TPS)' 제도 해당자들에게 사용하자는 방안을 제안한 직후 이뤄졌다고 신문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제안이 나온 이후 중미 국가 아이티를 콕 집어 "왜 우리가 아이티 사람을 더 받아줘야 하느냐? 당장 내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5만 명 이상의 아이티 난민들에게 TPS 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 '거지 같은 나라들' 대신 노르웨이 같은 국가로부터 더 많은 이민자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던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시아 국가 이민자들은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니까 더 받아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식을 뛰어넘는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참석했던 6인의 상원의원들 모두 깜짝 놀라 할 말을 잃었다고 WP는 적었다. 보도 이후 논란이 커지자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워싱턴의 어떤 정치인들은 외국을 위해 싸우기로 선택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항상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에둘러 옹호했다.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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