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선배가 말하는데 감히..."
일본 스모업계가 천하장사에 해당하는 요코즈나의 후배 폭행 사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몽골출신으로 요코즈나에 오른 하루마후지는 지난달 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기분좋게 이어지던 술자리는 2차에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하루마후지가 다카노이와의 평소 선배에 대한 태도를 문제삼으며 지적을 하는 동안 당사자인 다카노이와가 스마트폰을 보며 딴짓을 한 것.
격분한 하루마후지는 맥주병으로 다카노이와의 머리를 내리쳤다. 다카노이와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리는 상황에서도 분이 풀리지 않은 하루마후지는 계속 구타했다.
지난달 지방 경기 시즌 중에 벌어진 사건은 피해자인 다카노이와를 지도해온 사부가 경찰에 폭행 신고를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다카노이와 역시 몽골 출신이다. 당시 술자리이엔 몽골과 일본 출신 리키시(스모선수) 및 관계자들 10여명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하루마후지는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으나 비난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인기 하락으로 고민하던 스모업계는 패닉에 빠졌다. 폭행사건의 전개 자체가 워낙 충격적이라서다.
일본의 국기인 스모는 그동안 외국인 선두들이 장악하면서 일본내 인기가 점차 줄고 있었다. 스모협회에선 지난 1월에 일본인 출신인 기세노사토가 요코즈나에 오르면 스모 붐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전력을 기울여왔다. 1999년 이후 지난 19년간 요코즈나는 몽골출신 4명과 미국 출신 1명 뿐이었다.
스모업계에서는 폭행 사건으로 인한 여론 악화 등을 막기 위해 그동안 많은 자정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000년엔 몽골 출신으로 요코즈나에 올랐던 아사쇼루가 술집 주인을 폭행해 결국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