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간 일본 방문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도쿄(東京) 요코타(橫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로 한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기간 일본의 극진한 대접(오모테나시) 속에 미일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면서 통상·무기판매 압박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득을 극대화하는 사업가 본색을 유감없이 발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일본은 나름대로 '정성'을 다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보문제와 경제문제는 별개였습니다.
우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방일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배려하면서 4차례의 식사를 대접하고 골프 라운딩을 함께했습니다.
골프 라운딩에는 세계랭킹 4위의 일본인 골퍼 마쓰야마 히데키(松山英樹) 선수까지 동행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손녀 아라벨라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개그맨 겸 DJ 피코 타로도 소개하는 세심함도 보였습니다.
일본 정부는 도로 곳곳을 통제하고 지하철 유료 사물함까지 폐쇄하면서 2만1천명의 인원을 동원해 경계에 만전을 기하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하는 황금색의 고급 식탁보를 선물했고 멜라니아에게는 도야마(富山)현 특산품인 주석 목걸이를 줬습니다.
두 정상은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고, '도널드&신조: 동맹을 더욱 위대하게'라고 적힌 모자에 함께 서명하며 양국의 굳건한 동맹을 북한을 비롯한 세계에 과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만찬에서 작년 11월 뉴욕에서의 첫 만남과 관련해 취임 후 만나려고 했는데, '아베 총리가 벌써 비행기를 탔다'며 어쩔 수 없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고, 아베 총리는 "골프는 좋아하는 사람과만 칠 수 있다. 2번 함께 골프를 쳤다면 상당히 좋아하는 녀석(사람)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친분을 과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견제하며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Indo-Pacific)전략'을 공동 외교전략으로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만날 때는 90도로 인사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달리 팔을 토닥이며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친분 과시를 통해 아베 총리는 '유능한 외교 전략가'라는 이미지를 자국 국민들에게 심어주며 국내 정치에서 이득을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동아시아 전략의 '충실한 파트너'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을 통해 한 손에 '굳건한 미일동맹'을 확인하고 '인도·태평양 전략'을 구체화함으로써 일본과 함께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외교적인 성과를 쥐었으며, 다른 손에는 통상 압박과 무기 판매라는 실리를 잡게 됐습니다.
눈여겨 볼 대목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미일동맹 강화와 대북 압박에는 찰떡 공조를 과시하면서도 경제문제에는 일본에도 예외없이 미국 국익을 앞세웠다는 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업 경영자 대상 간담회에서 "미·일 무역은 공정하지도 개방되지도 않았다"며 "미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에 의한 무역 적자로 고생을 해왔다"고 대놓고 비판하는 사업가 본색으로, 통상 환경 개선과 무기 판매라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도 "미국과 일본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무역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평등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에의 접근을 확보해 무역적자를 해소하겠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을 우려하는 일본에게 미국의 우수한 무기를 구입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장비를 보유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가 미국의 군사장비를 구입하면 상공에서 북한 미사일을 쏘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최강의 전투기라며 F-35A를 소개하며 직접 세일즈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아베 총리는 "일본의 방위력을 질적, 양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 대량의 장비를 (미국으로부터) 사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양국이 일본의 방위장비품 구입 확대에 의견 일치를 봤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일 기간 잇따른 실수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기자회견 중에는 주한미군의 수를 3만3천명으로 표현해 2만8천500명 수준이라는 주한미군의 발표와 다른 숫자를 언급했습니다.
또 아베 총리와 함께 연못에서 비단잉어에 먹이를 주다가 상자째로 잉어밥을 뿌리는 사진이 공개되며 SNS에서는 인내심 없음을 비판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이는 아베 총리를 따라한 것이라는 사실이 뒤에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훌륭한 신사'인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려고 한국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한국 방문에 대한 기대를 표했습니다.
그는 방일 성과에 대해서는 "막대한 군사 및 에너지 수주가 있었다"며 "일본 방문과 아베 총리와의 우정은 위대한 우리나라를 위해 많은 이익을 산출했다"고 과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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