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회사 포드 등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충칭시에 1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충칭시는 중국의 차세대 최고지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천민얼 서기가 수장으로 있는 곳이다.
보도에 따르면 충칭시는 지난 24일 전세계 글로벌 기업 31개사를 초청해 '시장국제경제고문단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20여개사가 충칭에 투자를 약속했으며 그 규모는 최소 100억 달러(약 11조4000억원)에 달했다.
포드는 충칭에 105억 위안(약 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독일 화학기업인 바스프(BASF)는 새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으며 한국 SK하이닉스도 공장을 증설할 계획을 내놨다.
글로벌 기업들이 충칭시로 부랴부랴 달려간 이유는 천민얼 서기와 중국 특유의 인맥인 '관시'(관계·關係) 형성을 노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천민얼은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됐던 쑨정차이가 지난 7월 돌연 낙마한 후 중국 4개 직할시 중 하나인 충칭시 서기 자리를 꿰찼다. 특히 천 서기는 최근 '포스트 시진핑' 후보로 발탁됐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다음달 당대회에서 최고위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충칭시는 두자릿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시진핑 주석의 야심작인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등 중국에서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이지만 글로벌 기업들의 속내는 천 서기에 눈도장을 찍기 위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천 서기는 해외 기업 투자 유치에 적극적인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구이저우성 당서기 시절 애플의 첫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천 서기는 대외적으로 주목 받는 것을 꺼려했던 쑨정차이 전 서기와 달리 시진핑 최측근이라는 점을 활용해 기업들과 소통하는데 거리낌이 없다"고 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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