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푸드 인수 등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초당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집토끼' 잡기에 나섰다. 시간당 요금을 부과하던 정책에서 갑자기 '초' 단위로 변경하며 사실상 요금을 인하한 것. 회사가 외형적으로 커지는 사이에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이 공격하며 클라우드 서비스 점유율이 내려갈 조짐을 보이자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의 클라우드서비스 사업부문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내달 2일부터 아마존 EC2(Elastic Compute Cloud) 가상 서버를 이용하는 기업에게 '초' 단위로 요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 2006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을 본격화 할 때부터 '시간' 단위 요금 체계를 부과했으나 약 10년만에 전격적으로 초단위로 변경 한 것이다. CNBC는 “사실상 요금을 인하하는 것이다”고 풀이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기업들이 IT 인프라 및 서버를 사내에 두지 않고 아마존, 구글, MS 등에서 임대해 사용하고 이용하는 시간만큼 비용을 내는 사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보편화 되면서 각 기업들은 IT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으며 신생기업(스타트업)도 창업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최근 기술 혁신의 핵심 인프라로 인정받아 왔다. 특히 인공지능(AI)은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없이는 대용량 데이터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 한 상황이어서 미래 비즈니스에도 중요한 상황이 됐다.
각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려면 모든 장비를 직접 구비해야 하며 이에 따른 부동산과 전기도 필요하다.
아마존은 이 시장에 일찍 뛰어들어 지난 2분기 41억 달러(약 4조6346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9억1600만 달러(1조35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30.3%를 차지하며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AWS가 초당 요금제를 도입한 것은 구글과 MS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아마존을 맹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이용 요금제를 분 당으로 바꾸고 MS 클라우드(에저)도 따라가는 등 맹추격하자 아마존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마존이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면서 '아마존 견제' 분위기도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실제 아마존의 경쟁사인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사들은 아마존 클라우드에서 구글, MS 등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CNBC는 “가격을 낮추고 시장점유율을 올리는 것은 아마존의 고전적인 사업방식이다. 아마존은 초당 요금제 도입과 함께 전 세계에 더 많은 데이터 센터를 개설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려 할 것이다”고 평가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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