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미국이 환호했다.
99년 만의 개기일식이 21일 오전 10시 15분(미 태평양시간) 미 서부 태평양 연안 오리건 주부터 시작됐다.
CNN, ABC, NBC, CBS 등 미국 주요 방송과 미 항공우주국(NASA)은 생중계로 시시각각 '세기의 일식' 순간을 전하느라 바빴다. 집에서 시청하는 것을 넘어 천체의 신비를 직접 보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개기일식이 지나가는 '이클립스 스테이트'들을 방문했다. 개기일식이 가장 먼저 시작되는 오리건 주에는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등 개기일식 관광객이 최대 200만명일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추산했다.
AP통신은 "1918년 이후 99년 만에 대륙의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진 개기일식이 96∼113㎞의 넓이로 미 대륙을 관통했다"며 "이번 개기일식은 역사상 가장 많이 관측된, 그리고 가장 많이 촬영된 천체 현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와이오밍 주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한 천문학자 마이크 오리어리는 "여태껏 볼 수 없었던, 앞으로도 보지 못할 광경을 목격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NASA의 알렉스 영은 "인간의 달 착륙과 비견될 만한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일식은 태평양 시간으로 오전 10시 15분이 막 지나자 오리건 주 마드리스 등 주요 관측지역에서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서 시작됐다. 개기일식의 통과 속도는 시속 2100마일(시속 3080㎞)로 측정됐다.
달이 지구를 공전하기에 매달 일식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을 도는 궤도인 황도와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궤도인 백도의 각도가 어긋나 있어 부분일식은 자주 일어나지만, 개기일식은 보통 2년마다 한 번씩 찾아온다. 다만, 개기일식은 대부분 대양에서 관측되므로 이처럼 대륙에서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이번 북미 개기일식처럼 큰 대륙 전역을 관통하며 펼쳐지는 일은 수십 년에 한 번 정도로 드물다.
미 전역을 관통하는 개기일식이 관측된 것은 1918년 6월 8일 워싱턴 주에서 플로리다 주까지 나타난 개기일식 이후 무려 99년 만의 일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