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내를 '미래의학 기술로 다시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아내를 냉동보존한 남편이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홍콩 주요 매체들은 폐암에 걸려 숨진 아내를 '냉동보존'하게 된 남편의 사연을 전했다. 지난 5월 8일 중국 산둥성 인펑 생명과학연구원은 폐암으로 사망한 49세 여성 잔원롄(展文蓮)의 시신을 냉동보존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냉동보존 수술은 미국 알코르(Alcor) 생명연장재단의 세계적 저온의학 전문가 아론 드레이크의 기술지원과 산둥대 부설 치루 병원의 후원으로 이뤄졌다. 잔 씨는 지난 2015년 5월 대뇌 냉동보존 수술을 받은 충칭의 여류작가 두훙에 이어 중국에서 두번째로 인체 냉동보존을 신청한 사람이다.
의료진들은 잔의 사망 선고가 내려지자마자 2분내에 체내 항응고제, 항산화제 등을 주사해 체온을 물리적으로 내렸다. 이어 체내 생리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심폐 기능을 지원할 설비를 갖춰 60여 시간에 걸쳐 냉동보존 수술을 실시했다. 이후 여러 절차를 거쳐 잔의 시신은 2000리터의 액체질소로 채워져 영하 196도로 유지되는 특수 용기에 들어갔다.
잔의 남편 구이쥐민은 "훗날 아내의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발명된다면 그때 꼭 다시 한 번 아내를 만나보고 싶다"며 냉동보존을 신청한 이유를 언급했다.
이어 "의학기술의 발전이 우리 부부를 다시 만나게 해줄 것을 믿는다"며 "아내가 깨어난 그날 내가 꼭 옆에 있어주고 싶은 마음에 나도 냉동보존 수술을 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아내와의 만남을 고대하며 구이쥐민이 쓴 수술 비용은 약 200만위안(3억 4000만원)에 달한다. 또한 매년 유지비로 5만위안(약 853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구이쥐민은 "아내와 다시 만날 수 있는데 돈은 중요하지 않다"며 "단지 30년간 함께한 아내를 다시 보고 싶은 것일 뿐"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구이쥐민 씨는 아내 시신의 냉동보존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공익재단으로부터 기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황융화 상하이 자오퉁대 저온공정연구소 부교수는 "인체 냉동보존 기술이 활용되고는 있으나 아직 어느 누구도 다시 깨우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냉동보존의 성공은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잔의 경우처럼 시신을 냉동보관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약 300건에 달한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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