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엘리제 궁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직면한 최고 난제로 "서구 민주주의의 위기"를 꼽았다.
그는 "유럽에서는 반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극단주의가 세를 확장하고 있고 민주주의의 생명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독재 정권이 재등장하고 미국은 세계 무대에서 발을 빼고 있다"며 "중동과 걸프국의 위기는 고조되고 세계 곳곳에서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크롱은 이러한 위기는 "일정 부분 세계질서가 낳은 심각한 불평등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현대 민주주의가 태동한 유럽이 반자유주의와의 전쟁을 이끌어야 한다"며 "유럽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지켜낼 것인지 아니면 반자유주의적 민주주의와 독재 정권에 완패할 것인지 기로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또한 브렉시트로 전환점을 맞은 EU의 결속력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브렉시트 투표에서 EU 잔류 지지 세력이 패배한 것은 불평등에 지친 영국 중하위층의 불만 때문이었다"며 "더 큰 경제적·사회적 행복감 지향하는 유럽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EU에서 서유럽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유럽 출신 저임금 노동자들이 서유럽에서 일하면서 발생하는 불균형 문제와 서유럽 중하위층 노동자들의 저임금 문제가 EU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에게 영감을 주고 제대로 보살피는 EU를 만들어가기 위해 개혁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해법이 프랑스와 독일 양국 간 협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 외에 EU난민 분산수용 정책과 파리기후협약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은 공동 운명체다. 유럽의 가치가 외면당하는 것을 용납할 때 유럽은 약해진다"라며 "(EU의)원칙을 존중하지 않는 유럽 국가들은 정치적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서는 "미국이 다시 파리 기후변화협정으로 돌아올 방법을 찾기를 기대한다"며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디지털뉴스국 황혜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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