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법부에서 제동이 걸린 기존 반(反)이민 행정명령 대신 "새로운 행정명령을 다음주 중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새 행정명령이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매우 포괄적인 내용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부에서 내린 결정에 잘 맞춰서 만들어진 새로운 명령"이라며 "처음 행정명령과 아주 조금 다를 것"이라 덧붙였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또는 14일에 새 행정명령을 발동하겠다고 말했다. 예고한 날짜가 지나도 행정명령이 발표되지 않던 와중에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를 두고 승소 전망이 밝지 않은 재판에서 한발 물러서며 새 행정명령으로 무슬림 입국을 제한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행정명령은 시애틀 소재 연방지방법원(1심)과 샌프란시스코 소재 제9연방항소법원(2심)에서 잇따라 패소하며 대법원에서도 승산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판결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도 트럼프 정부에는 악재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에도 "법원이 나쁜 결정을 내렸다"며 사법부를 재차 비판했다.
반이민 행정명령에 위헌소송을 제기해 '효력정지'를 이끌어낸 밥 퍼거슨 워싱턴주 법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재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