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가 미국 원전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무려 7125억엔에 달하는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7000억엔이 넘는 거액의 원전손실로 지난해 4~12월 4999억엔에 달하는 적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도시바는 지난 2015년 부적절 회계가 드러난 후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해왔지만 원전 손실로 인해 올해 3월 말 마감하는 2016년도 최종 실적도 3900억엔 적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시게노리 회장은 손실의 책임을 지고 이날 사임했으며, 쓰나카와 사토시 사장은 보수 90%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거액의 손실이 발생함에 따라 자기자본은 -1912억엔으로 부채초과 상태에 빠져들어 생존마저 불투명해지고 있다. 난국 타개를 위해 도시바는 원전 건설사업 축소는 물론 핵심 주력사업인 반도체 부문을 분사시킨 후 외부 수혈을 받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도시바는 당초 반도체를 분사한 후 지분 20% 정도를 해외 펀드나 전략적 제휴사에 넘기겠다는 방침이었으나, 손실이 심각해지면서 지분을 50% 이상 넘길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영권이 없는 지분 20%에 투자하려는 곳이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나오자 도시바가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고 절반 이상을 넘길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사업을 탐내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대거 지분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기업이 반도체 지분을 인수할 경우 훙하이의 샤프 인수에 이어 기술유출 논란은 물론 한국 전자기업에도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업체들 외에 도시바와 낸드플래시 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의 웨스턴디지털의 인수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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