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도 안 돼 백악관 '빅3' 고위직이 전부 물갈이 위기에 휩싸였다.
13일(현지시간)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사임에 이어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숀 스파이서 대변인까지 대통령의 눈 밖에 났다는 후문이다.
'트럼프의 입' 역할을 맡은 스파이서 대변인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최근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의 의류 브랜드를 방송 인터뷰에서 홍보하고 나선 것과 관련해 언론에 "콘웨이가 주의 조치를 받았다(counseled)"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그의 단어 선택에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CNN 방송 기자에게도 질문권을 줘 그의 심기를 거스르고, 대통령 취임식 인파가 역대 최대였다고 주장하다 언론의 반박을 초래하는 등 언론 대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도박꾼들도 스파이서 대변인의 경질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업체 보바다는 스파이서 대변인이 '3월까지 물러난다'의 배당률이 4대1, '상반기 안에 물러난다'의 배당률이 10대 3에 이른다고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에 대한 불만은 그를 추천했던 프리버스 비서실장의 입지를 재차 흔들고 있다. 프리버스 비서실장은 최근 무능력하다는 비판에 직면한 데 이어 스파이서 대변인을 추천한 책임까지 짊어진 꼴이다.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최근 CNN 방송 인터뷰에서 "프리버스 비서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감을 거스르고 스파이서 대변인을 보증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매일 후회하며 프리버스를 탓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몇몇 트럼프 선거캠프 출신 참모들이 이미 비서실장 후임자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고 전하며 콘웨이 선임고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비서실장을 지낸 릭 디어본, 로비스트 출신의 데이비드 어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프리버스 비서실장과 스파이서 대변인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출신으로 원래 '트럼프 사단' 소속이 아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라인을 조기 물갈이하고 측근들에 더 의존하려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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