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反이민 시위, 히잡 소녀와 유대인 소년의 만남
반(反) 이민 정책으로 세계 뉴스를 지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히잡 쓴 무슬림 소녀와 키파(유대인들이 쓰는 모자)를 착용한 소년마저 하나로 묶었습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던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의 사진이 큰 반향을 부르고 있습니다.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의 사진기자 누치오 디누조가 포착한 이 사진은 각각 아빠의 목말을 탄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로 웃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테러 위협을 우려해 무슬림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잠정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세계를 충격과 혼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행정명령 발표 다음날부터 무슬림 입국객이 미국 땅을 밟지 못하고 공항에 억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공항에 시위대가 몰려들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위 사흘째이던 30일 오헤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해당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8∼29일에는 시위 인원이 1천5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았지만, 30일에는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도우려던 변호사를 포함해 시위 인원이 수십 명에 불과했다"면서 "갑자기 히잡을 쓴 소녀들이 시위 피켓을 든 장면을 보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무슬림 소녀의 아버지가 딸을 어깨 위로 태워 사진 찍기 좋은 포즈를 연출하자 디누조 기자의 셔터 누르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재빨리 사진을 찍던 디누조 기자의 눈에 이번에는 바로 옆에서 유대인 소년의 아빠가 아들을 목말 태우는 게 보였습니다.
사진기자의 본능이 발동했다던 디누조 기자는 카메라를 고정한 채 "히잡 쓴 무슬림 소녀와 키파를 쓴 유대인 소년이 서로 바라보기만을 기다렸고 마침내 한 프레임에 포착했다"고 말했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급히 회사로 사진을 전송했으나 신문 제작 시간을 맞추지 못해 지면에 넣지 못하고 회사 홈페이지와 트위터에만 올렸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25년 이상 사진기자로 활동한 디누조 기자는 "각종 뉴스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그간 리트윗되고 '좋아요' 반응을 얻은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서 "지난해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리트윗한 내 사진이 최고인 2천 건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의 사진은 하루 사이 8천 명 이상이 리트윗하고 1만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이 사진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감정에 영향을 준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사진의 모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반(反) 이민 정책으로 세계 뉴스를 지배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히잡 쓴 무슬림 소녀와 키파(유대인들이 쓰는 모자)를 착용한 소년마저 하나로 묶었습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해 시위를 벌이던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의 사진이 큰 반향을 부르고 있습니다.
일간지 시카고 트리뷴의 사진기자 누치오 디누조가 포착한 이 사진은 각각 아빠의 목말을 탄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손팻말을 들고 서로 웃는 장면을 담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테러 위협을 우려해 무슬림 7개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90일 동안 잠정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해 세계를 충격과 혼돈으로 몰아넣었습니다.
행정명령 발표 다음날부터 무슬림 입국객이 미국 땅을 밟지 못하고 공항에 억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대도시 공항에 시위대가 몰려들어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를 격렬하게 벌였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위 사흘째이던 30일 오헤어 공항 국제선 터미널에서 해당 사진을 찍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28∼29일에는 시위 인원이 1천500명에 이를 정도로 많았지만, 30일에는 미국에 입국하는 외국인을 도우려던 변호사를 포함해 시위 인원이 수십 명에 불과했다"면서 "갑자기 히잡을 쓴 소녀들이 시위 피켓을 든 장면을 보고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돌아봤습니다.
그러던 중 무슬림 소녀의 아버지가 딸을 어깨 위로 태워 사진 찍기 좋은 포즈를 연출하자 디누조 기자의 셔터 누르는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재빨리 사진을 찍던 디누조 기자의 눈에 이번에는 바로 옆에서 유대인 소년의 아빠가 아들을 목말 태우는 게 보였습니다.
사진기자의 본능이 발동했다던 디누조 기자는 카메라를 고정한 채 "히잡 쓴 무슬림 소녀와 키파를 쓴 유대인 소년이 서로 바라보기만을 기다렸고 마침내 한 프레임에 포착했다"고 말했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급히 회사로 사진을 전송했으나 신문 제작 시간을 맞추지 못해 지면에 넣지 못하고 회사 홈페이지와 트위터에만 올렸다고 했습니다.
사진은 가히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25년 이상 사진기자로 활동한 디누조 기자는 "각종 뉴스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지만, 그간 리트윗되고 '좋아요' 반응을 얻은 건 손에 꼽을 정도였다"면서 "지난해 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리트윗한 내 사진이 최고인 2천 건을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 소녀와 유대인 소년의 사진은 하루 사이 8천 명 이상이 리트윗하고 1만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을 정도로 사랑을 받았습니다.
디누조 기자는 "이 사진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감정에 영향을 준다"면서 "이것이야말로 사진의 모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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