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기간 동안 미디어 보도로 고초를 겪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거대 미디어 기업의 탄생을 알린 타임워너와 AT&T 합병 건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해 최대 인수합병(M&A) 사례로 꼽히는 타임워너-AT&T의 845억달러(약 97조원) 합병 건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에 따르면 그는 두 회사의 합병을 "나쁜 거래(bad deal)"라 칭하며 "미디어 산업에서 (한 회사에) 너무 많은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두 회사간 합병 발표 당시에도 "소수에 대한 지나친 집중을 야기하기 때문에 내 정부에서는 승인하지 않겠다"며 "이런 거래는 민주주의를 망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유독 이 합병 사례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을 계속해서 질타한 CNN을 적대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타임워너는 CNN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해 11월초 AT&T와 워너의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법정 공방까지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었다. 그러나 작년 12월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의 입장이 합병 건에 대해 우호적으로 돌아섰다는 보도가 나와 상황이 나아지는 듯 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태도가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사실이 다시 밝혀지면서 AT&T와 타임워너 합병이 또 위기에 처하게 됐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인의 견해가 임기 시작 후에도 계속 부정적일 경우,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향후 심의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 소식이 전해진 5일 뉴욕증시에서 타임워너의 주가는 장중 한때 3.8% 급락했고 종가도 전날보다 1.65% 하락했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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