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23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중국 합작법인에 반독점 위반 혐의로 2억100만위안(약 35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상하이시 물가국은 GM의 중국 내 합작법인인 상하이GM이 딜러들에게 캐딜락 뷰익 일부 모델에 대해 판매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이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딜러들에게 불이익을 줬다고 벌금 부과 이유를 밝혔다. 상하이GM은 1997년 GM과 중국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상하이자동차(SAIC)가 50대 50 합작으로 세운 법인이다.
이번 벌금 부과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트럼프의 취임을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국간 무역전쟁의 ‘서막’으로 해석된다. 상하이GM은 미중 경제협력을 상징하는 회사로, GM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 공정거래 당국은 지난 14일 한 미국 기업에 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조사와 벌금 부과 계획을 확인하면서도 ‘무역 보복’ 의혹은 부인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인 4월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이번 GM 합작법인에 대한 거액의 벌금 부과를 통해 트럼프측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대한 ‘항전’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청다웨이 인민대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이 (미국에 대해) 몇 가지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중국 상무부가 매우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미국의 보잉 항공기와 콩 등 미국산 농산물이 무역전쟁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항공사들은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기 전체 판매량의 30%를 수입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일부 관영매체에서 “보잉 항공기 구매를 취소하고 유럽 에어버스로 교체할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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