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쇼크' 中과 갈등 계속?…동북아 패권 판도 어떻게 짜여지나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미중 경쟁을 축으로 한 동북아의 거대한 체스판에도 중요한 변화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미중관계는 '총성'만 없을 뿐, 치열한 갈등과 경쟁의 관계입니다. '대국굴기'를 본격화한 시진핑(習近平)의 중국에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으로 맞서면서 미중간의 전략적 경쟁은 특히 2013년 제2기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격화해왔습니다.
남중국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군함을 보냈고, 한국, 일본과의 동맹관계 강화로 중국을 포위하려 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추진으로 인한 미중, 한중간의 갈등, 북한이 핵실험을 한지 2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 등은 이런 미중 간 갈등의 산물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에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미국과 각을 세우면서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갔고, 일본은 미일동맹 강화로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한다는 기조 아래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함으로써 미국과 군사적으로 '한 몸'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점점 동북아는 미일-중러간 신 냉전의 체스판이 되어 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 트럼프가 '미국호'의 선장이 되면 그의 보호주의 무역기조와 '신(新) 고립주의'로 불리는 대외정책 성향이 미중관계를 축으로 한 동북아의 역학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트럼프 시대 미중관계가 갈등 격화로 갈지, 상호 인정을 통한 갈등 관리로 갈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립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0일 "트럼프가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려 할 수 있지만 통상 문제를 놓고서는 미중간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한마디로 말하면 양국관계는 더 안 좋아지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가 그동안 누차 중국과의 첨예한 무역갈등을 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사실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대외정책 연설을 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와 부에 대해 경제적 공격을 지속하도록 용인하면서도 대중 무역 통제를 강화하지 않았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또 1월에는 "중국이 인위적 환율 평가절하 등 불공정 무역행위로 미국의 산업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만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고, 2월에는 "중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재협상함으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는 국제 질서와 같은 거대 담론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오바마 시절보다 중국이 요구하는 '(미중의) 신형대국관계'에 대해 수용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소장은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통상과 무역 측면에서의 압력은 강하게 하되 군사적·외교적으로 중국과 강한 충돌을 하려고 할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 대외정책의 초점이 국제적 리더십 유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 증진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훨씬 타협적인 태도를 취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표해온 트럼프가 나토를 통한 대 러시아 견제에 집중도를 낮출 경우 미러 관계도 현재와 같은 심각한 대립 국면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 같은 전망대로 미중이 타협적 기조로 돌아서고, 한미동맹이 이완된다면 한국 외교는 기로에 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중이 협력해 북한 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한국 외교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핵의 비핵화에 적극성을 보일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반대로 트럼프의 대외 현안 순위에서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이 하락할 경우 한국은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외교·안보 기조를 재점검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전망합니다.
한미동맹이 약화하면 한국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또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으로 거론되어온 독자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재무장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흥규 소장은 "한반도에 큰 에너지와 재원을 투자하지 않으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인 것 같다"며 "트럼프의 미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북한을 굴복시키고 한국 외교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판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미중 경쟁을 축으로 한 동북아의 거대한 체스판에도 중요한 변화의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미중관계는 '총성'만 없을 뿐, 치열한 갈등과 경쟁의 관계입니다. '대국굴기'를 본격화한 시진핑(習近平)의 중국에 미국이 '아시아 재균형'으로 맞서면서 미중간의 전략적 경쟁은 특히 2013년 제2기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격화해왔습니다.
남중국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에 맞서 미국은 군함을 보냈고, 한국, 일본과의 동맹관계 강화로 중국을 포위하려 했습니다. 주한미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추진으로 인한 미중, 한중간의 갈등, 북한이 핵실험을 한지 2개월 이상 지났음에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지 않는 상황 등은 이런 미중 간 갈등의 산물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여기에 러시아는 크림반도 병합을 계기로 미국과 각을 세우면서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는 쪽으로 갔고, 일본은 미일동맹 강화로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한다는 기조 아래 집단 자위권 행사를 용인함으로써 미국과 군사적으로 '한 몸'이 되는 길을 택했습니다. 점점 동북아는 미일-중러간 신 냉전의 체스판이 되어 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1월 트럼프가 '미국호'의 선장이 되면 그의 보호주의 무역기조와 '신(新) 고립주의'로 불리는 대외정책 성향이 미중관계를 축으로 한 동북아의 역학관계를 바꿀 수 있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나옵니다.
트럼프 시대 미중관계가 갈등 격화로 갈지, 상호 인정을 통한 갈등 관리로 갈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가 엇갈립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10일 "트럼프가 남중국해 문제에서는 중국과의 갈등을 피하려 할 수 있지만 통상 문제를 놓고서는 미중간 갈등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한마디로 말하면 양국관계는 더 안 좋아지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가 그동안 누차 중국과의 첨예한 무역갈등을 피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사실이 이런 분석에 힘을 싣습니다.
트럼프는 지난 4월 대외정책 연설을 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일자리와 부에 대해 경제적 공격을 지속하도록 용인하면서도 대중 무역 통제를 강화하지 않았다"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또 1월에는 "중국이 인위적 환율 평가절하 등 불공정 무역행위로 미국의 산업에 피해를 주고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만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했고, 2월에는 "중국과의 무역관계에 대해 재협상함으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트럼프는 국제 질서와 같은 거대 담론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오바마 시절보다 중국이 요구하는 '(미중의) 신형대국관계'에 대해 수용적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소장은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통상과 무역 측면에서의 압력은 강하게 하되 군사적·외교적으로 중국과 강한 충돌을 하려고 할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 대외정책의 초점이 국제적 리더십 유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 증진에 있기 때문에 중국에 훨씬 타협적인 태도를 취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호감을 표해온 트럼프가 나토를 통한 대 러시아 견제에 집중도를 낮출 경우 미러 관계도 현재와 같은 심각한 대립 국면에서는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만약 이 같은 전망대로 미중이 타협적 기조로 돌아서고, 한미동맹이 이완된다면 한국 외교는 기로에 설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미중이 협력해 북한 핵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한국 외교에도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핵의 비핵화에 적극성을 보일 경우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반대로 트럼프의 대외 현안 순위에서 북핵문제와 한미동맹이 하락할 경우 한국은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외교·안보 기조를 재점검해야 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일각에서는 전망합니다.
한미동맹이 약화하면 한국에서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더 커질 전망입니다. 또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책으로 거론되어온 독자 핵무장론이 더욱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통한 재무장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흥규 소장은 "한반도에 큰 에너지와 재원을 투자하지 않으려는 것이 트럼프의 생각인 것 같다"며 "트럼프의 미국이 북핵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서 우리가 희망하는 대로 북한을 굴복시키고 한국 외교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판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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