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처음으로 대형 운반로켓 창정(長征) 5호를 발사하는데 성공했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창정 5호는 이날 저녁 8시43분 하이난성 원창 위성발사센터에서 발사돼 약 40분 뒤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길이 57m, 본체 직경 5m, 적재중량 25t인 창정 5호는 중국이 그동안 발사한 로켓 가운데 크기와 운반능력 모두 역대 최대다.
창정5호 발사 성공은 중국 우주정책의 오랜 숙제를 푼 것으로 평가받는다. 중국은 지난 10년간 대형로켓 개발에 투자해왔지만, 그동안 비밀리에 수행한 시험발사에서 수차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일 창정5호가 궤도진입에 성공함에 따라 앞으로 우주정거장 운영과 달탐사 등 우주개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본체와 4개의 대형 보조추진장치로 이뤄진 창정5호는 지난 6월에 발사된 창정 7호와 함께 중국의 우주 탐사에 주력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선 내년 달 탐사위성 창어5호를 발사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며 중국의 우주정거장 건설에도 중요한 역할을 맡게된다. 중국은 지난달 시험용 우주정거장 톈궁2호를 창정2호 로켓에 실어 발사했는데, 시험용보다 훨씬 큰 대형 우주정거장을 쏘아올리려면 대형 로켓개발이 필수다. 미국, 러시아가 양분해온 우주개발 경쟁에 뛰어든 중국은 2020년 독자적인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해 2022년부터 전면적인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대형 로켓 개발은 상업적인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예전보다 더 크고 더 많은 위성을 탑재할 수 있어 발사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창정5호를 개발한 중국운반로켓기술연구원은 적재중량이 창정5호의 4배에 달하는 신형 로켓 개발에 이미 착수했다. 이와 관련해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2030년 개발이 완료되면 달에 우주인을 착륙시키고 화성을 탐사하는 데 쓰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거침없는 우주개발 행보에 대해 학계 일각에서는 학술적 동기보다 국가적 위상을 높이려는 정치적 동기가 더 크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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