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지배구조와 투자자 보호 수준이 주요 신흥국가 가운데 높은 편이 아니며, 특히 말레이시아와 비교하면 모든 비교 기준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난달 29일 발표한 세계금융안정(GFS)보고서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에 관한 부속보고서에서 투자자보호와 소액주주보호, 기업감사기준 등 6개 항목에 대한 주요 신흥국의 수준을 지수로 산출해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투자자보호지수는 한국이 6.7로 칠레, 터키와 같았다. 폴란드와 불가리아가 각각 기록한 6.0보다 높았지만 말레이시아(8.7)는 물론 남아프리카공화국(8.0), 콜롬비아(8.0), 태국(7.7), 페루(7.0)보다 낮았다.
2014년 기준인 소액주주보호지수에서도 한국은 3.4에 그치며 집계 대상 20개국 중 꼴찌였다. 소액주주보호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6.1)이었고 말레이시아(5.3), 태국(4.9) 등의 순이었다.
투명성 척도의 일종인 공시수준 지수에서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7.0을 기록해 아르헨티나, 폴란드, 인도와 같은 수준이었다. 반면 중국과 말레이시아, 불가리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5개국은 공시수준 지수가 10.0을 기록했다.
감사·보고기준 지수에서도 한국은 2014년 기준으로 4.4에 머무르며 조사대상 20개국 중 16위에 그쳤다. 2014년 기준 재산권 지수에서 한국은 4.2를 기록해 20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 이들 지수들은 모두 높을수록 각 항목에서 설명하는 내용의 수준이 높음을 뜻한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IMF의 셀림 엘렉다그 연구원은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일수록 단기부채 비율이나 파산 확률이 낮고, 이런 양상은 신흥국가 전체로 보더라도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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