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잘해왔지만 이제는 우리가 아마존을 이기겠다.”
‘독설’로 유명한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선언이다. 자존심 강한 래리 엘리슨이 침을 삼켜가며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에서 아마존이 앞선 것을 인정했지만 앞으로는 이기겠다며 ‘선전포고’했다.
엘리슨은 18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오픈월드’ 개막 연설에서 “이번에 내놓은 2세대 인프라(Iaas) 서비스는 아마존보다 2배 많은 데이터 처리 파워 메모리, 10배 많은 저장용량 등을 보장하고도 비용은 낮을 것이다”며 클라우드 분야 글로벌 1위 아마존 웹서비스(AWS)를 겨냥했다.
선전포고의 무기는 ‘가격’이다. 오라클은 아마존에 비해 약 20% 정도 저렴하게 비용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리슨은 IBM, SAP, EMC, 워크데이, 세일즈포스 등 각 분야 선두 기업들을 언급하면서도 “그들은 경쟁 상대가 아니다”며 아마존과 정면 대결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그는 이날 개발플랫폼(Paas), 퍼블릭클라우드(Saas), 데이터 베이스(DB) 등을 클라우드로 이용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소개했다. 또 ‘챗봇’ 개발자 도구도 내놨으며 월정액 기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Cloud@Customer)도 함께 선보였다.
기업용 소프트웨어 분야 최강자인 오라클은 수년간 ‘클라우드 회사’로 변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기존에 많은 기업 고객을 가진 오라클의 ‘총진군’ 선언으로 경쟁 구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클라우드’ 분야애선 일찍 이 시장에 뛰어들어 개척한 아마존의 매출 규모가 오라클을 포함한 경쟁사의 3배에 달할 정도다.
한편 이날부터 22일까지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에서 진행되는 ‘오픈월드’는 약 6만명이 참여하는 개발자 대회다.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열리는 개발자 대회 중 가장 규모가 커서 샌프란시스코시 차원에서 길을 차단할 정도로 지원해준다. 오라클 측은 지난 20년간 개최한 오픈월드로 인해 32억달러(약 3조6000억원)의 이득을 샌프란시스코에 안겨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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