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분야 스타트업들이 지난 2014년 이후 3년간 약 10억달러(1조1042억원)의 투자 자금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투자 액(Deal Volume)도 지난해 대비 약 40% 정도 늘어났다. 그동안 기술의 효용성을 둘러싼 적잖은 논란에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분야가 가장 뜨거운 영역 중 하나임 증명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전문기관 CB인사이츠(CBInsights)에 따르면 VR과 AR 분야 스타트업은 지난 3년간 10억달러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가장 큰 규모는 이 분야 히어로로 평가받는 ‘매직리프(Magic Leap)’다. 올 초 알리바바그룹 등으로부터 7억9350만 달러(약 8769억원, 시리즈C 펀딩)의 투자를 받았는데 올해 AR, VR 분야 투자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마친 싱귤래리티유니버시티 글로벌서밋에서도 “매직리프의 첫 디바이스가 내년(2017년) 후반에 나오게 되는데 이 기기로 인해 향후 5년후에는 모든 사람들이 증강현실 안경을 쓰고 다닐 것이다”는 예측이 나올 정도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직리프가 ‘넥스트 페이스북’이 될 것으로 기대할 정도다.
매직리프에 이어 메타(Meta)가 5000만달러, 오토이(OTOY)가 3700만달러, 버츄얼리얼리티컴퍼니(The Virtual Reality Company)가 23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아 VR/AR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올해 VR/AR 분야의 가장 큰 트렌드 중 하나는 이 같은 ‘투자규모’가 아니라 쓰임새가 기존 ‘게임’영역에서 관광, 교육, 부동산, 저널리즘, 헬스케어 등으로 넓어졌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분야가 ‘게임’ 영역뿐이었기 때문에 콘솔 게임을 대체하거나 포켓몬고와 같이 모바일 게임에서 제한적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올해 다양한 응용분야(애플리케이션)와 관련 기술이 등장(http://500.co/13-predictions-for-virtual-reality)하면서 쓰임새가 넓어졌다.
실제 디스커버리채널은 최근 고품질(웰메이드) VR 사이트를 오픈하면서 VR 관광, 여행 사이트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성 기어VR이나 구글 카드보드를 착용하고 VR 콘텐츠를 보면 상어와 같이 수영하기도 하고 스키어와 스키타고 산을 내려오는 장면을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다. 메타포트(Matterport)와 투어러(Toursler)는 매물로 나온 집이나 건물(부동산)을 실제 가본 듯하게 볼 수 있도록 사이트를 만들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 두 회사 모두 ‘VR 부동산’ 분야 개척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학교에서는 AR 기기를 사용해 교육(제트스페이스)하고 있으며 병원에서도 VR 해드셋을 이용해 통증 치료를 하는 실험(퍼스트핸드닷컴)을 실제 진행 중이다. 향후엔 건축 분야에도 활용 돼 VR을 이용한 도시 설계(계획)를 하고 VR 콘텍트렌즈가 나와 머리에 쓰는 장비없이도 VR 체험을 할 수 있게될 전망이다.
500스타트업의 이디스 영(Edith Yeung) 파트너는 “VR은 더이상 아이들의 게임기가 아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빠르게 이벤트에서부터 헬스케어, 관광에 까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혹자는 VR, AR이 최후의 미디엄이 될 것이라고 평가할 정도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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