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추가 금융완화 결정…시장 기대에는 못 미쳐
일본은행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완화의 내용과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본은행은 29일 도쿄 본점에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연간 3조 3천 억 엔 규모인 ETF 매입 규모를 6조 엔(64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ETF는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연간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약 80조 엔)와 마이너스 금리의 폭(0.1%)은 동결키로 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으로 인해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기업과 가계의 자신감을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추가 완화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재도약을 위해 아베 내각이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28조 엔(약 300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경제대책)을 결정할 예정인 상황에서 이번 추가 완화는 금융정책 면에서 보조를 맞춘 일로 풀이됩니다.
ETF 매입 규모 증액에 대해 금융정책결정 위원 9명 중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습니다.
현행 자금공급 규모 유지와 기준금리 동결에는 8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했습니다.
이날 결정은 일본은행이 그간 진행해온 양적·질적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 3대 완화 책 가운데 '질' 면에서 수준을 높이고 '양'과 '금리'는 그대로 둔 것입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은 이번 완화 내용은 일본 경제를 둘러싼 제반 사정을 감안한 '절충안'으로 풀이됩니다.
연간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함으로써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와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 고조, 현재 엔화 환율과 주가가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에서 '극약 처방'의 필요성이 약해진 점 등을 두루 감안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2월부터 시행된 마이너스 금리로 시중 은행들의 수익 악화 등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터라 마이너스 금리폭을 키울 경우 금융기관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일본은행은 시장의 고조된 기대를 고려할 때 추가 완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 옵션을 택함으로써 자금공급 규모와 마이너스 금리폭 등 타 영역에서 유사시 쓸 수 있는 추가 완화 카드를 남겨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결정사항이 알려지자 시장은 요동했습니다. 완화의 내용과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자 도쿄증시의 닛케이 주가지수가 한때 전날 대비 약 300포인트 떨어졌다가 장 막판에 회복, 종가는 전날 대비 0.56%(92.43포인트) 상승한 16,569.27을 기록했습니다.
엔화가치는 한때 달러당 102엔대까지 상승했다가 103엔대로 조정됐습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구로다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회의에서 '2년 내 물가 2% 상승' 목표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연간 약 60조∼70조 엔을 시장에 공급(국채 매입)하는 과감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했고 이듬해 10월 자금 공급 규모를 연간 80조 엔(859조 원) 수준으로 늘리는 추가 완화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 1월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0.1%)를 사상 처음 도입키로 결정, 2월부터 시행했습니다. 이번 완화는 '구로다 체제'에서 4번째로 이뤄진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이날 달러 자금을 12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약 27조 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일본 기업이 해외사업을 확대할 때 필요한 달러를 일본 금융기관을 경유해 공급하는 제도를 강화한 것입니다.
또 일본은행은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처럼 1.7%로 내다봤습니다. 금년도 전망치는 기존 0.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2017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전년도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0.1%에서 1.3%로 상향했고 2016회계연도 GDP의 전년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1.2%에서 1.0%로 낮췄습니다.
'물가상승률 2%' 목표의 달성 시기는 '2017년도 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상승률 2%) 목표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양과 질·금리 3개의 차원에서 추가적인 금융 완화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에 쓰지 않은 추가 금융완화의 나머지 카드인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 완화 확대에 대해 "한계에 도달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일본은행은 차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간 진행한 금융완화책의 효과에 대한 총괄적인 검증을 실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일본은행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입 규모를 배 가까이 늘리는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했습니다.
그러나 완화의 내용과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일본은행은 29일 도쿄 본점에서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 주재로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재 연간 3조 3천 억 엔 규모인 ETF 매입 규모를 6조 엔(64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ETF는 원금을 손해 볼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위험자산'으로 분류됩니다.
연간 시장에 공급하는 자금 규모(약 80조 엔)와 마이너스 금리의 폭(0.1%)은 동결키로 했습니다.
일본은행은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으로 인해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이 기업과 가계의 자신감을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기위해 추가 완화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의 재도약을 위해 아베 내각이 내달 2일 각의(국무회의)에서 28조 엔(약 300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경제대책)을 결정할 예정인 상황에서 이번 추가 완화는 금융정책 면에서 보조를 맞춘 일로 풀이됩니다.
ETF 매입 규모 증액에 대해 금융정책결정 위원 9명 중 7명이 찬성하고 2명이 반대했습니다.
현행 자금공급 규모 유지와 기준금리 동결에는 8명이 찬성하고 1명이 반대했습니다.
이날 결정은 일본은행이 그간 진행해온 양적·질적 금융완화와, 마이너스 금리 등 3대 완화 책 가운데 '질' 면에서 수준을 높이고 '양'과 '금리'는 그대로 둔 것입니다.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은 이번 완화 내용은 일본 경제를 둘러싼 제반 사정을 감안한 '절충안'으로 풀이됩니다.
연간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함으로써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해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와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 고조, 현재 엔화 환율과 주가가 브렉시트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황에서 '극약 처방'의 필요성이 약해진 점 등을 두루 감안한 결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2월부터 시행된 마이너스 금리로 시중 은행들의 수익 악화 등 부작용이 나오고 있는 터라 마이너스 금리폭을 키울 경우 금융기관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결국 일본은행은 시장의 고조된 기대를 고려할 때 추가 완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최소 옵션을 택함으로써 자금공급 규모와 마이너스 금리폭 등 타 영역에서 유사시 쓸 수 있는 추가 완화 카드를 남겨 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번 결정사항이 알려지자 시장은 요동했습니다. 완화의 내용과 규모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자 도쿄증시의 닛케이 주가지수가 한때 전날 대비 약 300포인트 떨어졌다가 장 막판에 회복, 종가는 전날 대비 0.56%(92.43포인트) 상승한 16,569.27을 기록했습니다.
엔화가치는 한때 달러당 102엔대까지 상승했다가 103엔대로 조정됐습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13년 4월, 구로다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열린 금융정책회의에서 '2년 내 물가 2% 상승' 목표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연간 약 60조∼70조 엔을 시장에 공급(국채 매입)하는 과감한 '양적·질적 금융완화' 조치를 단행했고 이듬해 10월 자금 공급 규모를 연간 80조 엔(859조 원) 수준으로 늘리는 추가 완화를 발표했습니다.
이어 지난 1월말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0.1%)를 사상 처음 도입키로 결정, 2월부터 시행했습니다. 이번 완화는 '구로다 체제'에서 4번째로 이뤄진 것입니다.
아울러 일본은행은 이날 달러 자금을 12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약 27조 원)로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일본 기업이 해외사업을 확대할 때 필요한 달러를 일본 금융기관을 경유해 공급하는 제도를 강화한 것입니다.
또 일본은행은 2017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처럼 1.7%로 내다봤습니다. 금년도 전망치는 기존 0.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2017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전년도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0.1%에서 1.3%로 상향했고 2016회계연도 GDP의 전년 대비 성장률 전망치는 1.2%에서 1.0%로 낮췄습니다.
'물가상승률 2%' 목표의 달성 시기는 '2017년도 내'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상승률 2%) 목표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양과 질·금리 3개의 차원에서 추가적인 금융 완화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이번에 쓰지 않은 추가 금융완화의 나머지 카드인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 완화 확대에 대해 "한계에 도달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일본은행은 차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그간 진행한 금융완화책의 효과에 대한 총괄적인 검증을 실시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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