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각) 밤 ‘파키스탄의 킴 카다시안’으로 불리던 여성 소셜 미디어 스타가 ‘명예살인’으로 예고치 못한 죽음을 맞으며 파키스탄 정부가 이를 막는 법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각) 파키스탄 대통령 나와즈 샤리프의 딸 마리암 나와즈 샤리프는 “오랫동안 미뤄왔던 명예살인 금지법을 빠르면 21일 양원 합동 위원회에서 논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암 씨는 집권 정당 ‘파키스탄 이슬람 정당(Pakistan Islam League)’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인물이다.
마리암 씨는 “정부 관료들은 만장일치로 이 법이 통과되길 원한다”며 “종교정당 의원들과 논의를 진행 중에 있었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명예살인’이라는 명목 하에 죽임을 당하는 여성들의 수가 가장 많은 나라로, 연 평균 500명 이상의 여성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많은 파키스탄 여성들은 성폭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들로부터 ‘가족의 위상을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철저한 외면과 죽음 앞에 놓이게 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오랫동안 이 법안을 통과하려는 노력을 가했으나 번번이 종교 정당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지난 2014년 파키스탄 정부는 이 법안을 표결에 부쳐 상원을 통과했으나 당시 ‘경제 개혁’에 몰두해 있었던 하원 의원들로 인해 표결 절차에 들어가지도 못했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스타 발로흐의 죽음으로 파키스탄의 ‘명예살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며 이번에는 이례없이 양 종교 정당이 법안 통과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암 씨의 측근은 “총리도 이번 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곧 엄청난 변화가 몰려올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이 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적어도 2주 안에 의회 표결 절차가 진행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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