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한 인공지능(AI)에 꽂힌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잇따라 AI업체를 사들이면서 구글, IBM, 아마존 등 정보기술(IT) 경쟁업체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기업 MS가 채팅앱 ‘완드’(Wand)를 만드는 ‘완드 랩스’를 인수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완드 개발팀은 MS ‘빙’ 검색엔진 엔지니어링과 플랫폼 개발팀에 합류, 주로 MS의 지능형 챗봇과 가상 인공지능 비서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MS가 AI기술 확보차원에서 완드 랩스를 인수했다고 보고 있다. 완드 개발팀은 인공지능이 사용자의 뜻을 파악하도록 돕는 ‘의미론’과 대화형 인터페이스 등에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MS가 완드 랩스를 인수하면서 인공지능 채팅봇 기술 개발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올해 3월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연례 개발자회의 ‘빌드(Build) 2016’에서 아이언맨 영화에서처럼 사용자와 인공지능 비서가 문답형 대화로 명령을 주고받는 일이 일상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시 나델라 CEO는 “IT업계에서 앱(app)의 시대가 가고 인간과 대화하는 인공지능(AI) 봇(bot)의 시대가 왔다”고 선언하면서 “모든 것에 지능을 불어넣겠다”는 야심을 밝힌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구직자와 구인자를 연결시키는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트인을 MS설립후 최대규모인 262억달러(약 31조원)에 인수한다고 밝혀 IT업계를 놀라게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MS가 지불한 금액이 링크트인 기업가치의 91배에 달해 너무 비싼 가격에 사들인것 아니냐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MS는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은연중 내비치고 있다. 링크트인이 보유한 방대한 비즈니스 관련 데이터가 MS의 인공지능 학습자료로 활용될 경우,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도 MS가 링크트인을 인수한 이유로 MS가 개발중인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비서인 ‘코타나’와 링크트인 데이터 결합을 꼽았다. MS는 사용자 4억명이 넘는 링크트인의 각종 정보를 토대로 자사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머신러닝(기계학습) 기능을 대폭 향상시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머신러닝은 컴퓨터가 각종 데이터를 스스로 분석해 미래를 예측하는 기술이다. 실제로 MS는 링크트인 인수에 앞서 지난해 10월 업무협약을 맺고 사업 협력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이때 단순 일정을 알려주는선에 머물렀던 MS 코타나가 링크트인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능률을 높여주는 똑똑한 AI 비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MS의 신사업 확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미국에서 대마초(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하는 주가 늘어나는 가운데 MS가 스타트업과 손잡고 대마초 합법 유통을 관리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대기업이 대마 관련 사업에 진출하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대마 재배자들이 주마다 다른 관련 법령을 준수하면서 씨를 뿌리는 파종 단계부터 유통·판매 과정을 관리하도록 도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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