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계한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가 10일(현지시간) 고향인 켄터키 주 루이빌의 장지에 묻히러 가는 길에 열린 노제(路祭)에 수만 명이 몰려 영웅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습니다.
미국 주요 뉴스방송사들은 이날 오전 복서 마이크 타이슨과 레녹스 루이스, 배우 윌 스미스 등이 운구한 알리의 관이 이슬람풍 태피스트리로 덮여 영구차에 실릴 때부터 노제를 생중계했습니다.
노제에는 알리의 아홉 자녀와 그의 부인, 전 부인 두 명 등 유족과 친척들이 참여했습니다.
자동차 17대로 구성된 노제 행렬은 고인이 자란 조그만 분홍색 집, 그가 복싱을 배운 체육관, 켄터키 아프리카계 미국인 문화유산 센터, 그의 이름을 딴 '무하마드 알리 대로'와 '무하마드 알리 센터' 등 고인의 숨결이 어린 곳곳에 들렀습니다.
노제 행렬이 지나가는 길가에는 알리를 추모하는 팬 수만 명이 주먹을 흔들면서 "알리! 알리"를 외쳤습니다. 마치 고인이 사각의 링에서 벌이는 경기를 보던 관객처럼 함성을 지르거나 영구차에 꽃다발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근처를 지나던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리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직장 동료 4명과 함께 무하마드 알리 대로에 노제 행렬을 보러 나온 루이빌 시민 타케이샤 베네딕트는 AP통신에 "내게 그(알리)는 이 도시의 전설이었으며 사람들에게 모범이었습니다. 그에게 작별을 고하는 역사의 현장에 있게 돼 기쁘다"면서 "이를 공개하고 우리가 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네딕트와 동료들은 "나는 알리"라는 문구가 쓰인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알리의 가족은 이날 비공개 가족 예식으로 장지에 고인의 관을 묻을 예정입니다. 그의 묘비에는 이슬람 전통에 따라 '알리'라는 소박한 비명이 새겨졌습니다.
약 13만 명이 묻힌 케이브 힐 공동묘지 가운데 있는 이 장지는 10년 전 고인이 영원히 안식할 장소로 직접 고른 곳입니다.
이어 오후에는 'KFC 염! 센터'에서 공개 추도식이 약 1만5천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러집니다. 여기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 언론인 브라이언트 검벨 등이 추도 연설을 한다. 요르단 국왕도 참석할 예정입니다.
고인은 오래 전부터 자신의 장례식에 VIP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과 팬들이 올 수 있도록 하라는 뜻을 밝혀 왔다고 가족들은 전했습니다.
그레그 피셔 루이빌 시장은 "우리는 모두 챔프(알리)가 세상을 떠날까봐 두려워해 왔으나 동시에 결국 있을 일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우리가 그를 영원히 붙잡아 둘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은 이기적인 일이었다. 우리 시가 해야 할 일은 그에게 걸맞는 품위와 존경을 담아 그를 보내 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리의 추도식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할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있었으나 딸 말리아의 고교 졸업식과 일정이 겹쳐 불발됐습니다. 대통령 선임고문인 발레리 재릿이 오바마의 편지를 추도식에서 대독할 예정입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는 10일 아침 알리의 부인 로니에게 전화해 참석이 불가능하다고 알렸습니다.
전날인 9일에는 고인의 신앙에 따라 전통 이슬람식 장례식이 열렸으며, 여기에는 세계 곳곳에서 온 6천여 명의 추모객들이 참석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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