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2년간 억류됐다가 풀려난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사진) 씨가 “북한 사람들은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사람인지도 모르고 있더라”고 밝혔다.
배 씨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레이번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북한은 하나의 거대한 감옥이며, 북한 사람들은 외부 세계와 완전하게 차단돼 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내가 한국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면 ‘한국은 미국의 꼭두각시 국가이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배 씨는 또 “북한 사람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동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 씨는 특히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들을 분리해서 보고 상반된 정책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북한 정권과 사람들은 완전히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솔직히 제재 보다는 대화와 교류가 북한을 변화시키는 데 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 씨는 “제재수위를 높여봐야 그들의 생활은 달라지는 것이 없고, 오히려 주민들만 힘들어질 뿐”이라며 “교류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에 대한 깨우침을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배 씨는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된 후 2013년 4월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북미 협상을 통해 2014년 11월 8일 또 다른 미국인 억류자인 매튜 토드 밀러와 함께 석방돼 미국으로 귀환했다.
이날 간담회는 친한파 의원인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이 주최했다.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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