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범죄자를 처형하겠다”, “범죄자 10만명을 죽여 물고기 밥이 되도록 마닐라만에 버리겠다”, “마약상을 수용할 장례식장이 더 필요할 것이다”라며 강력한 범죄 척결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로드리고 두테르테(71)가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됐다.
두테르테는 ‘필리핀의 트럼프’, ‘징벌자’등의 별명을 얻으며 인기를 얻은 인물이다. ‘필리핀의 트럼프’는 막말을 서슴지 않아 붙은 별명이며 ‘징벌자’는 범죄자를 가차없이 응징하는데서 붙은 별명이다.
두테르테는 1945년 3월 28일 필리핀 남서부 레이터주 마신에서 태어나 다바오시에 자랐다. 두테르테의 아버지인 빈센트는 세부주 다나오의 시장을 역임했다.
두테르테는 성인이 된 후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 중반까지 다바오시 지방검사로 본격적인 범죄 척결에 나섰다. 이후 시민들의 호응을 얻은 두테르테는 1988년 시장에 처음 당선된 뒤 7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총 22년간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했다. 두테르테가 다바오시 시장으로 재직하면서 다바오시는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이자 상업도시로 거듭났다. 그러나 재임 기간에 사실상 암살단인 자경단을 조직해 범죄 용의자 1700여명을 재판 없이 처형해 인권을 침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인권단체의 반발에도 사형과 공개처형 제도의 도입을 주장해 중국인 소녀를 유괴, 성폭행한 남성 3명을 공개 처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테르테는 7일 수도 마닐라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인권법은 잊어버려라”면서 “만약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시장으로서 해왔던 것처럼 (범죄자들을 처단했던 것처럼) 똑같이 하겠다”고 말하며 범죄척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치안 부문 외에 공약으로는 농민들을 위한 토지개혁 주장, 교통장관에 비정치인을 임명, 무슬림 반군과 평화협상을 추진등이 있다. 또 정부가 지역별로 10억페소를 투자해 중간 규모의 비즈니스를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다소 엉뚱한 공약도 있다. 제트스키를 타면서 필리핀의 영유권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이색공약이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도서를 직접 방문해 적극적으로 필리핀의 영유권을 세계에 알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디지털뉴스국 김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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