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왕국’ 구글이 사내벤처 활성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들었다. 창조적이고 사업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만 하다면, 구글 직원들은 회사 지원을 받아 자신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스타트업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구글의 혁신정신을 이어가는 동시에 고급인재들이 이탈해 경쟁사로 가거나 독립적으로 창업하는 것을 막기위한 조치다.
25일(현지시각)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구글의 돈해리슨, 브래들리 호로위츠 부사장은 사내에서 ‘에어리어 120’이란 이름의 사내 벤처 인큐베이터를 만들었다. 에어리어 120은 구글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지난 2004년 기업공개(IPO) 당시 강조 했던 ‘20%의 시간투자법칙’을 인용한 말이다.
당시 페이지와 브린은 주주서한과 직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우리 직원들은 일상적인 업무 외에 20% 별도의 시간을 회사를 위해 가장 이익이 된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창조적 일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부 직원이나 팀이 가진 아이디어를 현실화 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구글은 기술과 자금 지원을 맡고 투자자로서 참여하는 형태다.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창업을 원하는 팀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기존 업무에서 제외되고 별도의 작업공간인 에어리어120에서 프로젝트 개발에 전념할 수 있다. 수개월이면 새로운 회사로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래리 페이지 창업자는 구글의 회사지배 구조를 알파벳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창업정신을 고무시키고 회사를 번창시키기 위한 제2의 창업”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따라서 이번 에어리어 120은 구글의 제2창업을 구체적으로 실현화시킬 ‘특공대’ 조직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번 에어리어 120 조직의 발족 배경엔 최근 구글의 가장 큰 골칫 거리인 ‘인재유출’ 문제 해결 목적도 있다.
구글은 이달 초 선진기술프로젝트(ATAP)를 이끌던 리자이너 두간을 페이스북에 빼았겼다. 두간은 3차원(3D) 카메라 프로젝트 탱고를 개발한 핵심 인재다. 최근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로 옮겨 자율주행차량 개발을 담당하는 징 왕과 리앙 헝도 구글 출신이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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