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안이 하원 통과후 상원으로 넘어간 가운데 차기 대통령으로 부상한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정권을 인수하면 내각을 현재의 3분의 2수준으로 크게 줄일 계획을 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장관직 인사들도 ‘싹’ 갈아치고 중앙은행장 등 경제부문도 대거 물갈이 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흥청망청 써왔던 ‘복지예산’도 수술대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테메르 부통령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 통과를 겨냥해 이런 내용의 ‘포스트 호세프 정부운용안’을 세워놨다고 최측근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지난 17일 하원을 통과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은 이르면 내달 11일께 상원특위 표결을 거쳐 연방대법원의 탄핵심판과정을 거친다. 이후 상원의 최종 표결에 의해 결론날 예정인데 재적 의원 81명 중 3분의2인 54명 찬성이 필요하다.
이처럼 호세프 대통령 탄핵이 본궤도에 오르자 탄핵시 정권을 인수하게 되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당의 테메르 부통령은 본격적인 새정부 운용계획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PMDB는 지난달 호세프가 이끄는 노동자당(PT)과의 연립정부에서 탈퇴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새정부 운용의 핵심은 ‘정부축소’와 ‘물갈이’다.
현재 내각을 이루는 장관 숫자를 현재 숫자의 3분의1 만큼 잘라내겠다는 것이다. 지금 장관직을 맡고 있는 인사들을 모두 물러나게 한 후 새로 임명한다. 정책의 가장 중요한 방향은 ‘경제회복’이다.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수장인 재무장관에는 전직 중앙은행장 엔히크 메이렐리스를 다시 기용하는 것을 검토중이다.
야당 하원의원 출신 메이렐리스 전 은행장은 호세프 전 정부인 룰라시절 중앙은행장을 8년간 맡으며 브라질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아울러 현재 중앙은행장인 알레샨드리 톰비니도 예전 중앙은행 위원출신의 일란 골드파진 브라질 이타우우니방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호세프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이 큰 만큼 그간 정부 재정수지를 악화시켰던 각종 예산 지출도 대거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테메르 부통령에 대한 민심이다. 현지매체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호세프 대통령 탄핵 지지 시위 참가자 가운데 54%가 “테메르 부통령도 탄핵을 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68%는 테메르 국정운영 능력에 대해서도 ‘그저 그럴 것’ 또는 ‘호세프보다 더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 때문에 상원내에서는 호세프 탄핵에 찬성하면서도 “대선을 다시 치르자”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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