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급락에 베팅하며 중국 정부와 ‘환율 전쟁’을 벌였던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궁지에 몰렸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정부가 환투기세력으로 찍었던 헤지펀드 등 투기 세력들이 위안화 약세에 베팅했다 거금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고 보도했다. 당초 급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던 위안화 가치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오히려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6위안 아래로 떨어지면 5억6200만달러의 차익을 발생하지만 위안화가 이수준 이하로 하락하지 않으면 않으면 휴지조각이 되는 옵션이 만기를 맞았다. 14일 현재 위안화 고시 환율은 달러당 6.4913위안으로 헤지펀드들이 사들인 옵션 행사가격(6.6위안)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8억800만달러 규모의 또다른 옵션 계약도 3개월 후 만료되는데 위안화가 현수준에서 큰폭으로 하락하지 않는한 역시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 1월말 중국 정부가 조지 소로스 등 헤지펀드등 환투기세력을 대상으로 전면전을 선언한뒤 외환시장 개입과 실질적인 자본통제를 통해 적극적인 위안화 방어에 나선 상태다. 저우샤오찬 인민은행장은 지난 12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화가 최근 더 정상적이고 합리적이며 기초 여건에 부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위안화 방어에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실제로 위안화는 지난 11일 달러당 6.493위안에 거래를 마감, 올들어 최고치로 상승했다.
3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스위스 자산운용사 노츠스투키앤시에의 힐미 운버 대체투자부문 대표는 “중국은 위안화를 통제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위안화 방향을 정하는 것은 자신들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운버 대표는 “이처럼 거대한 정책 입안자들과 맞설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노’”라며 헤지펀드들이 중국정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인것을 비꼬았다.
하지만 여전히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미국 텍사스 소재 세그라캐피탈매니지먼트의 아담 로드먼 헤지펀드 매니저는 “지난해 11월 매입한 위안화 매도옵션 비중을 줄이지 않았다”며 “향후 18개월래 위안화 가치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월 중국 수출이 25% 급감하고 외환보유고가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4년 6월 이후 7900억달러나 쪼그라드는 등 위안화 방어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어 위안화 급락 하락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위안화 하방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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