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의 트럼프 때리기가 가열되고 있는 와중에 월가에 ‘트럼프 서포터즈’ 3인방이 떴다. 특히 이들 중 2명은 한때 트럼프와 소송을 통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던 인물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6일(현지시간) 공화당 유력 대선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월가 도우미’로 기업사냥꾼이자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칼 아이칸과 함께 월가의 억만장자 앤드류 빌, 거액 부동산 투자자 토머스 버락 등 3명을 꼽았다.
이들은 “기성 정치인들을 무척 혐오하며 트럼프를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이자 미 정치판을 뒤흔들 적임자”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많은 월가 경영진이나 기업인들이 트럼프의 터무니없는 발언과 괴팍한 기질에 고개를 젓는 반면 이들 3인은 색다른 베팅을 시도한 것이다.
앤드류 빌은 최근 한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이 트럼프 진영에 10만달러 기부금을 건넸는데 이게 보기 좋게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인 중 내 돈을 돌려주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는 말로 트럼프의 차별성을 부각시켰다. 앤드류 빌은 랜드 폴 연방 상원의원(켄터키)을 지지했으며 폴 의원이 공화당 대선 경선을 포기하기 전에 25만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다.
아이칸과 빌은 2009년 파산한 ‘트럼프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운영권을 놓고 트럼프와 파산법원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악연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이칸은 “그 때 일로 적대감은 전혀 없으며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일찍이 아이칸에게 호감을 표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이칸을 재무장관에 기용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버락은 최근 인터뷰에서 “1980년대 후반부터 트럼프와 여러 건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다”면서 “그는 레이건 전 대통령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전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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