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미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2인자인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이 글로벌 금융 여건 불확실성을 언급하면서 한발 빼는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주최 세미나에서 “지금의 불안정한 금융 상황이 지속적인 금융 여건의 위축으로 이어진다면 이는 미국 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줄 세계경제 둔화의 신호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발 경기 하락과 저유가로 인한 글로벌 시장 충격이 미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적잖은 고려 요소가 되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비슷하게 보여온 시장 변동성이 경제에 영구적인 흔적을 남기지는 않았다”고 언급해 이같은 금융 불확실성이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기존 연준 시각을 버리진 않았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다”고 운을 떼면서 “여전히 상당히 낮은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만 인상될 것”이라고 말해 연준이 작년말 예고했던 4차례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씩 4번)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3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피셔 부의장은 미국 고용시장에서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노동시장 참여율은 낮은데 대해 “실업률만으로는 감지되지 않는 지연 요인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적절한 경기 과열은 물가를 2%로 끌어올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피셔 부의장은 또 “경기 부양을 위해 일부 외국 중앙은행들이 취한 마이너스 금리는 내가 2012년 당시 예상했던 것보다 성공적”이라고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유로존과 스위스, 스웨덴, 덴마크에 이어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했다.
연준은 지난달 27일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 금리 결정을 위한 FOMC 회의는 오는 3월 15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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