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가전의 잇딴 부진으로 몰락한 일본 소니가 혹독한 구조조정을 마친 후 게임과 영상센서를 두 축으로 해서 공격 경영에 나섰다.
소니는 이스라엘 통신 반도체 전문회사인 알테어를 2억1200만달러(약 2548억원)에 인수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알테어는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회사다. 소니가 매출 3000만달러(약 360억원)에 직원 220명에 불과한 알테어를 전격 인수한 것은 이미 세계시장을 장악한 영상센서 분야에서 좀더 확실한 우위를 다지기 위해서다.
소니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자사가 보유한 영상센서와 위치정보측정센서 등에 통신기능을 갖춘 새로운 센서 부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면서 통신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새로운 센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에서다. 영상센서 세계시장 점유율이 무려 40%에 달하는 소니는 이에 앞서 도시바의 영상센서 사업부문까지 인수하기로 합의해 절대적인 우위를 다져가고 있다.
소니는 특히 게임과 네트워크 사업 강화를 위해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을 담당하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와 네트워크를 담당하고 있는 소니네트워크엔터테인먼트인터내셔널을 통합한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를 통합해 설립하는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소니는 게임과 관련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콘텐츠 네트워크 등 모든 자원과 인력을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간다는 복안이다.
소니가 두 사업부에 집중하는 것은 스마트폰 가전 같은 기존 사업부를 제치고 핵심 캐시카우로 자라잡았기 때문이다. 소니에 따르면 2015년도(올해 3월말 결산)에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부는 영상센서를 중심으로 한 디바이스 부문으로 1210억엔(1조23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어 게임부문에서 800억엔(813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반면 모바일 사업부는 2015년도에도 600억엔(6100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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