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다음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훨씬 빠를 수 있으며, 이 때 통화당국의 대응수단은 마땅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6일(현지시간) 파이낸설타임스(FT)에 올린 기고문에서 “중앙은행은 생각보다 갖고있는 정책수단이 그리 많지 않다”면서 “통화당국이 다음 경기침체를 헤쳐나갈 정책수단을 확보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을 견딜 여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금리인상은 점진적으로, 천천히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이 타격을 받으면 자본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돼 금리 인하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음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또 “금리 인하는 중독성 물질과 같다”며 “한번 금리를 내려 경기를 촉진하게 되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금리 인하를 시도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침체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험상 미국 경제 회복이 향후 2년내에 끝날 가능성이 절반이 넘고, 3년내에 끝날 가능성은 66%”라며 “침체가 빨리 찾아오면 ‘느긋하게’ 금리를 올리던 미 연준이 금리 인하 카드를 다시 꺼내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경기침체가 오면 기준금리를 300bp(1bp=0.01%p) 이상 인하할 여력이 필요했다”면서 “미 연준은 향후 1년 내에 기준금리를 100bp 이상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정책당국자들은 용감하게도 비전통적 정책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쓸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중기 금리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 추가 양적완화 효과는 매우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문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