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1세기 자본’을 발간해 불평등 문제를 화두로 던졌던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가 최근 테러 요인이 중동의 경제 불평등 때문이라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피케티 교수가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 등 중동발 테러의 주된 원인은 불평등”이라며 “서방 국가들에게 책임이 있다” 밝혔다고 전했다.
피케티 교수는 서방 세계가 중동 지배층을 지원한 탓에 불평등이 가속화됐고, 테러리스트들은 이에 불만이 커지면서 테러가 번성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방 국가들이 초래한 전쟁과 불평등 때문에 중동 사람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에 쉽게 빠져들었다는 분석이다.
피케티 교수는 “소수 상위층이 석유에서 나오는 부를 독점한 탓에 중동 국가내 국민 대다수가 ‘반(半)노예’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피케티 교수가 참여한 논문 ‘중동의 불평등’에 따르면 중동 6개국(카타르, 아랍에미레이트연합,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오만)에서 소수층에 집중된 부의 비율은 60~70%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서 소수 지배계층에 부가 쏠리는 것을 두고 피케티 교수는 “중동은 이 행성에서 가장 불평등한 곳”이라 주장했다. 피케티 교수가 2012년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동의 상위 1%가 보유한 부는 전체의 26.2%로, 미국(22.84%)·독일(13.13%)·영국(12.7%) 보다 높다.
피케티 교수는 테러 근절을 위해 정치적 평등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서방이 소수 집권층에만 관심있는 것이 아니라 중동 사회발전에 힘쓰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석유에서 나오는 부를 전체 국민을 위한 고등교육 강화 같은 불평등 해소에 쓰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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