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와 경제성장률은 점차 개임, 투자와 교역은 흐림’
중국 경제전문가들이 미리 전망한 2016년 중국경제 기상도다. 중국 일간 제일재경은 경제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뒤 ‘2016년 중국경제 10대 예측’을 18일 내놨다. 내년 중국 경제는 올해처럼 투자·교역 위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는 점차 회복돼 경기하향 압력을 완화시켜줄 것이란 전망이다.
가장 비관적인 분야는 기업투자다. 작년 20%, 올해 15% 언저리였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내년에는 1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공업분야 투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침체를 지속하고 부동산분야도 잇따른 부양책에도 투자증가율이 3%를 밑돌 전망이다. 결국 올해와 마찬가지로 정부 재정투자에 의존해야 하는데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 덕에 고속철을 비롯한 인프라투자는 올해 13조5000억위안에서 내년 15조위안(약 27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로 중국 시중은행들은 내년 어려운 한해를 보낼 전망이다. 수출부진 여파로 중소기업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은행권 이익은 제로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당국이 최근 금리를 자유화하면서 은행간 수신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봤다.
그나마 믿을 구석은 소비다. 작년 15% 안팎에서 올해 10%에 턱걸이한 소매판매 증가율이 내년에 다시 11%대로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11일 알리바바 쇼핑축제 광군제에서 보듯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욕구가 왕성한데다 부동산 분양시장도 미약하나마 온기를 회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성장에서 60%를 차지하는 소비가 회복되면 전체 경기에도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하지만 수출입은 침체를 벗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0% 가까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중인 교역 규모는 내년에도 위축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세계경제 동반침체에다 미·일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지역주의가 확산되는 것도 중국 수출입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다.
올해 중국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 커졌지만 내년에는 다소 안정화될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당국이 하반기 들어 불법 공매도세력과 시세조종행위, 내부자거래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신용거래를 규제해 투기적 거래가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기업 수익성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조업 이윤율은 5.2% 안팎이지만 내년에는 작년 수준인 5.5%선으로 회복될 전망이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잇따른 금리 인하로 금융비용이 감소한 덕분이다. 지난 1년간 여섯차례 단행된 기준금리 인하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저금리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위안화 환율 변동폭은 올해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위안화 SDR 편입에 따른 후속조치로 중국 외환당국은 외환시장 개혁 차원에서 현재 하루 2%인 환율 변동폭을 3% 또는 4%까지 확대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채권시장 등의 분야에서 대외개방이 확대되고 당국의 시장개입은 축소하는 방향으로 금융개혁이 단행될 전망이다.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