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했던 이슬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무차별 테러가 반복되고 있다. IS에 테러공격을 당한 국가들은 응징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IS의 산발적인 기습공격에 제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로이터는 12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에 있는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거점지역에서 2차례 연속 자살 폭탄테러가 발생해 최소 43명이 숨지고 240명 넘게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 IS는 “연쇄 폭탄 공격은 우리들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IS는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 대원이 폭발물이 실린 오토바이를 끌고 군중이 모인 장소에 가서 스스로 폭발물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레바논 과격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즉각 보복을 시사했다. 헤즈볼라 지도자중 한명인 후세인 칼릴은 사건 현장을 방문한뒤 “IS 테러는 범죄행위”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와의 전투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IS는 지난 8일 아프가니스탄 소수 시아파 하자라족 7명을 처형하면서 9세 소녀의 목 잘린 시신이 발견돼 국제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달 말 발생한 러시아 여객기 추락사건도 IS 폭탄테러 가능성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IS는 러시아를 또다시 자극했다. IS는 이날 인터넷을 통해 인질을 참수하는 장면과 함께 “모스크바는 충격을 받게 될 것이다. 러시아는 파괴적인 죽음과 함께 소멸하고 있다”를 노래를 내보냈다.
IS가 최근 다양한 ‘막가파식’ 테러를 저지르는 것은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마이클 모렐 미국 중앙정보국(CIA) 전 부국장은 “러시아 여객기 폭탄테러를 통해 그동안 수니파 무장조직을 대변했던 알카에다를 넘어서려는 것”이라며 “테러를 통해 존재를 드러냄으로써 신규 조직원 모집 등 여러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다국적군과 러시아 공습으로 위축됐던 세를 만회하기 위한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하고 있다. 위축된 조직을 추스르고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해 갖가지 테러를 벌인다는 것이다.
IS에 대한 국제적 대응도 빨라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내주 터키엣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관해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하지만 양국간 시리아 정부를 둘러싼 입장 차이가 달라 IS에 대한 공통 의견을 도출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축출을 주장해왔다. 반면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 유지와 시리아 정부 요청에 따라 IS를 공격해왔다. 미국의 지상군 투입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 요청이 없을뿐더러 오바마 대통령 임기말을 앞두고 해외 군사동원은 정치권 반발로 쉽지 않다. 러시아도 서방 경제제재로 내정이 힘든 가운데 IS 격퇴를 위해 전력을 다하기는 쉽지 않다.
한 중동 전문가는 “미국은 러시아의 중동 개입이 달갑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지상군 투입을 통해 확전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중동은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원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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