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철군 이후 이라크에서 전투를 벌이지 않는다는 기조를 견지해온 미국 정부가 최근 이라크에서 작전 중 사망한 특수부대 상사의 죽음을 계기로 현지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했다.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이라크는 당연히 전투 지역이며, 전쟁은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이라크에 있고 전쟁은 우리 주변에 있다”고 말했다.
워런 대변인은 이라크의 미군이 위험수당을 받고 총을 소지한다면서 “우리 조종사들이 이라크에서 수행하는 임무의 명칭은 ‘전투공중정찰’이다. 따라서 이는 당연히 전투”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22일 미군이 이라크에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억류된 인질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특수부대 소속 조슈아 휠러 상사가 사망해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휠러 상사는 2011년 말 미국이 이라크전쟁 종결을 공식 선언하고 주둔 중이던 미군을 철수시킨 이후 이라크에서 전투 중 사망한 첫 미군이다.
다만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미군은 이라크에서 전투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조금 더 유지했다.
카터 장관은 27일 “미군은 매일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가 곧 “이라크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임무는 전투 수행이 아니라 이라크군을 훈련하고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을 돌린 바 있다.
그는 또 “휠러 상사는 물론 전투 중에 사망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것이 곧 미국이 이라크에서 전투를 벌이겠다는 신호는 아니라며 “이라크군 자문·지원 임무의 연장 선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나 “특수부대의 지상 작전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선별적 기습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 정부는 2011년 철군 이후 지상군을 배치하거나 이라크에서 직접 전투를 벌이지 않으려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IS의 위세가 갈수록 강해지는 현실에 따라 직접 개입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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