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최대 공기업의 회사채 발행 실패와 피치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으로 브라질 경제가 벼랑 끝에 몰렸다.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는 15일(현지시간) 7억9000만달러(약 891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연기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페트로브라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브라질 자본시장의 악조건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브라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페트로브라스의 자금조달 실패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브라질 경제에 대한 우려가 깊어가고 있다. 페트로브라스는 지난 몇 주 동안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으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결국 투자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자산관리업체 콴티타스의 매니징 파트너인 바그너 살라베리는 이와 관련 “페트로브라스 회사채의 가격이 위험을 보상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페트로브라스의 5년 만기 채권의 경우 금리가 16%에 달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을 불러모으기 부족했다는 것이다.
페트로브라스는 약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고 있으며 저유가 등으로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지난 6월 페트로브라스가 발행한 25억달러 규모의 100년 만기의 채권도 브라질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과 회사 재정에 대한 우려로 가격이 급락한 바 있다. 살라베리는 “페트로브라스는 브라질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나 지금은 정부도 재정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이날 브라질 정부의 재정 악화를 문제 삼아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하며 재정 악화가 계속되고 경기 침체 장기화하면 내년에 신용등급을 추가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브라질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로 강등한 바 있다. 브라질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긴축과 증세를 통한 169억 달러 규모(약 20조원)의 재정 확충안을 발표했으나 연방의회와 노동계, 재계의 반대로 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무디스는 이와 관련 브라질의 재정 악화와 정치적 불안,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싼 정·재계 비리 등을 문제로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빚더미에 앉은 페트로브라스가 회사채 발행 실패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 브라질 경제에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브라질 경제에서 페트로브라스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하기 때문이다. 다만 살라베리는 “페트로브라스가 내년 채무상환을 위한 100억달러의 현금은 보유하고 있으므로 즉각적인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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