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서 '북핵' 핵심의제로 부상…어떤 메세지 나올 지 관심↑
"꽤 많은 시간 논의"…AP통신 "워싱턴내 '의미있는 논의' 기대감"
"미·중 공동보도문에 북핵문제 포함"…시진핑, 기자회견서 질문받을듯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핵심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중국해와 사이버 공간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당면현안으로 꼽고 있어 이른바 'G2'(주요 2개국)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양국 사이에 사이버 공격과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이란 핵문제와 함께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꽤 많은 시간(quite a bit of time) 논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북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어떤 발표가 있을지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문제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지역의제의 하나로 '곶감'처럼 포함돼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는 것 자체는 '뉴스'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미·중의 시각과 접근태도에 미묘한 '공통분모'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는데 워싱턴 외교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재와 압박 흐름을 유지하는 미국과, 대화와 협상의 흐름을 만들어보려는 중국 간에 의미있는 교집합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관측입니다.
'전략적 인내'로 일컬어지는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해온 미국은 장소와 형식에 관계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상태입니다.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의중'을 탐색하고 협상의 재개조건과 수순을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해진 태도가 읽힙니다.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과도한 대북 정책을 경계해온 중국은 지난 2일 한·중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의미있는 대화와 협상에 응할 수 있도록 한국,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견인하는 미·중 정상 차원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는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해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중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최악"(아론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으로 평가되는 양국 관계 속에서 열리는 점도 오히려 북핵 논의에 유리한 변수입니다.
남중국해와 사이버안보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양국으로서는 몇안되는 '협력의제'의 하나인 북핵문제에서 성공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핵문제와 맞물려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하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로켓을 이용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미·중 양국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관련된 '컨센서스'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워싱턴이 주목하는 관전포인트는 25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올 공동보도문(Joint Press Release)이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기조 속에서 어떤 표현과 수사로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 차원의 인식과 대응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됩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이다. 통상 중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읽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 주석이 사상 처음으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만일 시 주석의 입으로 북핵문제나 한반도 문제를 언급한다면 이는 또 다른 국제관계적 함의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는 현재 엇갈린 평가를 낳는 중국의 대북한 전략의 변화 여부를 가늠해보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도 됩니다.
외교소식통들은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태도가 과연 바뀐 것이냐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돼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과 다음 달 중순 한·미 정상회담을 잇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3국 간 정상회담의 형태이지만, 한국의 이해와 직결되는 외교 이벤트여서 한반도와 관련한 논의의 향방과 내용에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꽤 많은 시간 논의"…AP통신 "워싱턴내 '의미있는 논의' 기대감"
"미·중 공동보도문에 북핵문제 포함"…시진핑, 기자회견서 질문받을듯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가 핵심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중국해와 사이버 공간에서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모두 북핵 문제를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당면현안으로 꼽고 있어 이른바 'G2'(주요 2개국)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AP통신은 20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중 양국 사이에 사이버 공격과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이란 핵문제와 함께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꽤 많은 시간(quite a bit of time) 논의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정부 고위당국자도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북핵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안다"며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이뤄질지, 어떤 발표가 있을지는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북핵 문제는 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때마다 지역의제의 하나로 '곶감'처럼 포함돼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는 것 자체는 '뉴스'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를 바라보는 미·중의 시각과 접근태도에 미묘한 '공통분모'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는데 워싱턴 외교가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제재와 압박 흐름을 유지하는 미국과, 대화와 협상의 흐름을 만들어보려는 중국 간에 의미있는 교집합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게 소식통들의 관측입니다.
'전략적 인내'로 일컬어지는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해온 미국은 장소와 형식에 관계없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천명한 상태입니다. 제재의 고삐를 늦추지 않으면서도 북한의 '의중'을 탐색하고 협상의 재개조건과 수순을 논의할 수 있다는 유연해진 태도가 읽힙니다.
북·중 관계의 특수성을 감안해 과도한 대북 정책을 경계해온 중국은 지난 2일 한·중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적 역할'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의미있는 대화와 협상에 응할 수 있도록 한국,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과 공동보조를 취할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오도록 견인하는 미·중 정상 차원의 강력한 대북 메시지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들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는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해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면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중점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이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최악"(아론 프리드버그 프린스턴대 정치학 교수)으로 평가되는 양국 관계 속에서 열리는 점도 오히려 북핵 논의에 유리한 변수입니다.
남중국해와 사이버안보가 첨예한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양국으로서는 몇안되는 '협력의제'의 하나인 북핵문제에서 성공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상황이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입니다.
핵문제와 맞물려 한반도의 긴장을 유발하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예상됩니다.
특히 북한이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장거리 로켓을 이용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열리는 것이어서, 미·중 양국이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관련된 '컨센서스'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워싱턴이 주목하는 관전포인트는 25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나올 공동보도문(Joint Press Release)이다.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하고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복귀시켜야 한다는 기조 속에서 어떤 표현과 수사로 북핵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 차원의 인식과 대응방안을 제시할지 주목됩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공동 기자회견이다. 통상 중국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읽는 게 관례다. 그러나 이번에는 시 주석이 사상 처음으로 기자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만일 시 주석의 입으로 북핵문제나 한반도 문제를 언급한다면 이는 또 다른 국제관계적 함의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내놓을 대북 메시지는 현재 엇갈린 평가를 낳는 중국의 대북한 전략의 변화 여부를 가늠해보는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도 됩니다.
외교소식통들은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태도가 과연 바뀐 것이냐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돼왔다"며 "이번 정상회담은 이를 확인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북핵과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이달 초 한·중 정상회담과 다음 달 중순 한·미 정상회담을 잇는 일종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제3국 간 정상회담의 형태이지만, 한국의 이해와 직결되는 외교 이벤트여서 한반도와 관련한 논의의 향방과 내용에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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