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의 최근 돌출행동 때문에 한반도의 전쟁계획을 다시 짜고 있다고 CNN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포격사태로 촉발된 긴장 속에 북한이 시도한 병력 증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방부 지휘관들은 북한이 전쟁을 시작하려고 하는 갑작스러운 징후가 감지될 때 한국을 보호할 군사력 운용 계획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습니다.
복수의 미국 관리는 CNN에 미군 지휘관들과 군사 전략가들이 지난 며칠 동안 어떤 종류의 미군 병력이 유사시 한반도에 필요한지, 북한의 어떤 군사행동에 미군이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관리는 북한의 최근 병력증강 실태를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남북 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진 이날 이후의 상황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수집한 위성사진 등 정보에 따르면 북한은 포격사태로 긴장이 고조되자 침투해오는 항공기를 탐지할 대공 레이다를 급히 가동했습니다.
또 인구가 밀집한 서울을 직접 타격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DMZ)에 포대를 추가로 배치했고, 수상함과 잠수함의 3분 1을 실전을 염두에 두고 동원했습니다.
중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할 준비를 하거나 몇주 뒤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실험할 준비를 한다는 징후도 감지됐습니다.
미국 관리들은 이 같은 병력증강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북선전 확성기의 가동을 중단하라며 최후통첩과 같은 시한을 제시한 의도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남북한 합의가 이뤄지자 북한의 해군 병력은 일부 기지로 복귀했습니다.
함정들이 출동한 뒤 해상에서 보급을 받을 능력이 없는 까닭에 재보급을 위해 일단 복귀한 것으로 미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 미국 관리는 그러나 "전례가 없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북한 해군이 이런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CNN방송은 미국이 북한을 위협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한국과의 합동군사훈련에서 B-52 장거리 전략폭격기의 비행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에어포스타임스'는 이날 미국 공군이 순환배치 계획에 따라 동맹국인 한국을 지원하기 위해 B-2 스텔스 폭격기 3대를 괌에 배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마크 웰시 미국 공군참모총장은 "B-2 스텔스 폭격기 3대를 계획된 일정에 따라 괌의 앤더슨 기지에 파견한다"며 "우리 공군은 한반도에 상주하며 돌발상황에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텔스 폭격기는 북한 위기가 고조되던 2013년 한미 합동훈련 때 한반도 상공에서 폭격 훈련을 벌인 바 있습니다.
웰시 총장은 "한반도에 우려스러운 일이 많았으나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며 "북한이 하와이나 태평양의 다른 미국 시설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한다는 사실이 가장 큰 걱정이며 상황을 매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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