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잭 마(마윈) 회장은 9일 “알리바바가 원하는 것은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진출해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윈 회장은 이날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해 알리바바가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알리바바 성장이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 회장은 “중국은 지난 20년간 상품 수출에 집중했지만 중국내 중산층 급증으로 앞으로 10-20년간은 중국으로 수입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제 더 많은 중국인들이 외제 상품을 매입하는 것을 배우고 있고 수입상품에 더 많은 돈을 소비할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해외상품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 회장은 ”중국 중산층이 현재는 미국 전체 인구와 엇비슷하지만 앞으로 10년내 중산층이 이의 두배인 5억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미국 중소기업들이 알리바바 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하면 더 많은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리바바가 미국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이베이와 같은 업체를 고사 시킬 것이라는 불안감이 미국내에서 확산되는데 대해서도 견해를 제시했다. 마 회장은 “아마존, 이베이와 알리바바는 근본적으로 사업모델이 다르다”며 “알리바바는 아마존과 등과는 직접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회원사인 중소기업들이 알리바바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경쟁자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알리바바는 아마존 등과는 다르게 직접 제품을 사거나 팔지 않고 중소기업 거래를 직접 확대한다는 점을 강조, 미국 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을 돕는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미국 기업들의 중국진출과 관련, 인내심을 갖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 회장은 “중국에 진출한 많은 미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10년, 20년뒤 더 많은 미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서 성공할 것 ”이라고 내다봤다.
또 마회장은 세계 3차대전이 다가오고 있다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썼다. 마회장은 “세계 3차 대전은 국가간 전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다가올 세계 3차대전은 모든 나라들이 힘을 합쳐 질병· 빈곤·기후변화에 대항하는 세계대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 회장은 “전세계가 힘을 합쳐 질병 등을 상대로 3차 세계대전을 벌이는 것은 평생 꿈꾸던 열정이었다”며 “알리바바가 이같은 과정에서 전세계에 공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마 회장은 알리바바를 지난해 뉴욕 증시에 상장시킨 것에 대해 후회했다. 마 회장은 “다시 할수만 있다면 알리바바를 상장시키고 싶지 않다”며 “상장후 언론·외부 감시가 심해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해 상장을 통해 250억달러(2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자금을 조달했다는 긍정적 혜택은 무시한 채 외부 비판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는 점에서 자본주의 기본을 모른다는 비판을 스스로 자초했다는 목소리가 미국내에서 일고 있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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